세계 최대 철광석업체인 브라질의 발레가 중국 조선업체에 16억달러 규모 초대형 철광석운반선(VLOC)을 주문했다고 상하이데일리가 5일 보도했다.

발레는 중국 최대 민영 조선업체인 장쑤룽성중공업에 12척의 VLOC를 발주했으며,2011년 초부터 2012년까지 인도받을 예정이다. 상하이데일리는 단일 수주 규모로 세계 최대라며 선박의 크기도 척당 40만DWT(재화중량톤수)로 세계에서 가장 큰 VLOC라고 평가했다.

장쑤룽성중공업은 포브스 선정 중국 부호 76위에 오른 장즈룽 상하이양광투자그룹 회장이 3년 전 설립했으며 지난해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2억5000만달러를 유치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주관사를 맡기로 했다가 취소한 것도 바로 이 회사 때문이다. 장쑤룽성중공업에 투자한 골드만삭스가 대우조선해양 주관사를 맡으면 영업기밀이 누설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천창 장쑤룽성중공업 회장은 "가격과 고객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한 게 수주 배경"이라며 "올해 말에는 중국이나 싱가포르 또는 홍콩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 회장은 "IPO(기업공개) 규모는 20억달러"라며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세계적 기업으로 가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조선업체는 모두 국영기업이다. 천 회장은 3년 내 중국 최대 조선업체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국에 비해 조선 기술에서 뒤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막대한 철광석과 LNG(액화천연가스) 수입물량 등을 무기로 관련 선박 시장에서 약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발레가 중국 선박업체를 선택한 것도 최대 고객인 중국을 배려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세계 철광석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또 LNG 운반선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지난 4월 후둥중화조선집단이 중국 조선업체로는 처음으로 14만3000㎥급 LNG선 건조를 완료하고 광둥다펑LNG공사에 인도한 바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