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 수배자들이 농성 중인 조계사를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욕하는 내용의 방명록을 남기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파문이 일고 있다.

4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뜬 동영상과 사진에는 마산에서 왔다는 초등학생 5~6명이 조계사 방명록에 이 대통령을 지칭해 '이 X보다 못한 놈'이라고 하거나 '개XX' '널 살인하겠다' 등 험한 욕설을 퍼붓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동영상은 농성자들이 촬영해 지난 1일 다음 아고라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농성자는 덧붙인 글을 통해 초등학생들이 '굴복하지 말고요,끝까지 저항해요'라고 했다며 '이 재기발랄하고 당돌한 초등학생들'조차 '이명박이라는 이름 뒤에 아저씨라는 호칭을 아까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티즌들은 이 동영상을 '철없는 어린 아이들을 어른들이 비겁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아이디 '상민')'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동영상에 찍힌 초등학생의 부모라고 밝힌 네티즌 '북극성'은 "설혹 아이들이 욕하더라도 말렸어야 하는데 이를 인터넷에 유포한 어른들은 반성해야 한다"며 자료 삭제와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해당 학교도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학생 동영상 인터넷 불법 유포에 대한 학교의 입장'이라는 글에서 "어떤 아저씨가 동영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아이들에게 종이를 주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라.욕을 해도 되고 반말을 해도 된다. 비공개니까 걱정하지 마라'라는 말로 학생들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