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년 황허(黃河) 문명과 13억 중국인의 꿈이 결집된 베이징올림픽의 하이라이트, 개막식 행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현지시간 2008년 8월8일 저녁 8시8분부터 올림픽 주경기장인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화려한 막을 올릴 개막식은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라는 베이징올림픽 모토에 걸맞게 세계 각 민족의 다양한 문화와 찬란한 중화민족의 역사를 절묘하게 조화시켜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담았다.

3시간30분 동안 진행될 개막 행사는 한 때 세계의 주인으로 화려한 문화를 이룩했던 중국의 과거와 미국에 대적할 유일한 라이벌로 떠오른 현재, 대중화(大中華)를 앞세워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고자 한 미래에 대한 염원이 파노라마로 전개된다.

1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되고 연인원 10만명 이상이 동원된 웅장한 대서사시는 영화 '붉은 수수밭' '홍등' '영웅' '황후화' 등 특유의 영상 미학으로 중국 문화를 세계에 알려 거장의 반열에 오른 총연출자 장이머우 감독의 손에서 아름답게 태어났다.

공식 개회식은 8시8분 시작되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각종 행사는 오후 6시15분부터 열린다.

중국인이 가장 상서롭게 생각하는, 상상속 동물 용의 승천과 부활이 녹색 그라운드에서 현란하게 벌어진다.

이어 진시황 시대를 연상케 하는 중국 전통 복장의 군인과 다민족 복장의 무용수들이 대거 등장, 대동의 장을 연출한다.

한바탕 신명나는 놀이판이 끝나는 7시반께 한국인 최초로 국제연합(UN) 최고 실무책에 오른 반기문 사무총장이 전광판을 통해 올림픽 개막을 축하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어 각국 정상이 궈자티위창에 입장하고 저녁 8시8분을 코 앞에 둔 시점부터 2천8명의 장정이 대회 개막을 알리는 북을 때린다.

100여개국에서 온 각국 정상을 비롯해 9만1천석을 가득 메운 이들은 북소리에 맞춰 60초전부터 카운트다운을 합창하고 시계가 8시8분으로 바뀌는 순간 궈자티위창 곳곳에서 폭죽이 터지면서 화려한 불꽃이 베이징 하늘을 뒤덮는다.

불꽃은 그대로 산화하지 않고 봉황, 오륜기, 용 등 갖가지 모양을 탄생시키면서 올림픽에 참가한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후부터 거대한 새 둥지 궈자티위창의 장점을 이용한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첨단 기술의 결정체인 와이어를 타고 구장 곳곳에 무용수들의 하강쇼가 이어지고 북소리가 굉음을 울리며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든다.

의장대와 합창단이 도열한 가운데 중국의 국기 오성홍기가 게양되고 국가가 울려 퍼지면서 궈자티위창은 서서히 달아오른다.

눈과 귀를 사로잡을 폭죽은 여기서도 양념으로 빠지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9시5분까지 한 시간 동안은 중국 역사쇼가 테마별로 펼쳐진다.

'문자'(文字)라는 제목의 공연은 제지, 화약, 인쇄술 등을 세계 최초로 발명했던 중국 문명의 우수성을 만방에 알린다.

이어 중국을 지배했던 역대 5대 왕조가 재현되며 야광복장을 한 이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중국 전통 무예 쿵푸쇼가 바통을 이어 받는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우주인이 태양계 행성 중 세 번째를 차지하는 지구에서 열리는 평화롭게 열리는 올림픽을 지켜본다.

지구 모양의 구에는 체조, 수영 등 올림픽 종목 장면이 빛을 통해 영사돼 올림픽이 이념과 갈등이 배제된 온전한 평화의 산물임을 상징한다.

한복을 입고 장구를 치는 여성을 비롯해 다시 다문화 복장을 한 무용수들이 등장하고 오륜기와 함께 각국 선수단이 입장하면서 개회식은 절정을 이룬다.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 선수단이 가장 먼저 트랙에 모습을 드러내고 이후 나라들은 중국어 간체자(簡體字) 순으로 입장한다.

남북한은 177, 178번째로 잇달아 올림픽 패밀리에게 인사를 하고 개최국 중국이 총 1천명이 넘는 선수단을 앞세우고 의기양양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성화 최종 점화자와 점화 방식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가운데 조직위원회는 5일 최종 리허설을 갖는다.

(베이징=연합뉴스)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