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체들의 7월 판매실적이 공급차질과 선구매 효과가 서로 엇갈리면서 희비가 교차됐다.

파업 등으로 공급차질을 빚은 현대차는 올들어 첫 감소세를 기록한 반면 기아차 등은 가격인상 전 선구매 효과가 나타나면서 큰 폭으로 신장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파업 등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올들어 첫 판매감소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1일 지난 7월 전세계시장에서 내수 5만2535대, 수출 13만9662대로 전년동기대비 3.6% 감소한 19만2197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경유가 인상에 따른 국내 RV시장 위축과 미국 자동차 시장 침체 등 대외 여러 악조건 외에 파업 및 하기휴가로 인한 근무일수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이 겹쳐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대비 월간 판매가 감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는 7월 국내 시장에서 5만2535대를 판매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생산차질 영향으로 시장점유율은 올 들어 가장 낮은 48.9%를 기록했다.

차종별로는 쏘나타 트랜스폼과 아반떼 등 주력 차종이 공급부족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상반기 최다 판매차종인 쏘나타는 7월 주문이 2만대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은 9650대에 그쳐 미출고 계약분이 1만1000여대에 달했다.

쏘나타 트랜스폼을 포함해 7월말 현재 현대차 전체 미출고 계약 분은 3만대 가까이 이른다.

이외에도 경유가 상승으로 RV 차종 시장수요가 전년동기대비 약 40% 감소한 반면 경차시장이 급속히 확대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생산수출이 클릭, 아반떼, 투싼 등 인기차종에 대한 주문 적체와 공급 부족으로 전년비 21.4%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며 "해외공장판매는 인도 i10, 중국 위에둥(중국형 아반떼)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전년비 13.4%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기아차는 로체 이노베이션과 모닝, 씨드 등의 인기에 힘입어 7월 한달간 내수 2만7514대, 수출 7만8042대 등 전년대비 38.9% 증가한 10만5556대를 판매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내수시장에서는 지난 6월 새롭게 선보인 로체 이노베이션이 기아차 판매를 견인했으며 또한 고유가 영향으로 모닝, 프라이드 등 소형차 판매가 늘었다.

수출에서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씨드가 유럽 현지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5000대 이상 증가하면서 수출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기아차의 7월 내수판매에서는 로체 이노베이션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로체 이노베이션의 판매는 69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41대 대비 113.3%가 증가했으며 지난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중형차 시장 2위 자리를 지켰다.

아울러 본격적인 휴가시즌을 맞아 기아차의 대표 RV 차량인 카니발과 카렌스가 경제성과 편의성을 인정받으며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1.9%, 1.5% 증가했다.

경유값 급등 영향으로 맥을 못춰온 쌍용차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휴가철을 맞아 RV차량에 대한 다소 선호도가 살아나면서 전달대비 급신장했다.

쌍용차는 이날 7월 전체 판매대수가 내수와 수출을 합해 1만69대로 전년동기대비 7.4%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달에 비해서는 36.2% 늘어난 수치다.

이는 지난달 7일 새롭게 선보인 2009년형 모델인 'Super 렉스턴'과 'Real SUV 카이런', '액티언스포츠' 등 SUV 차종이 신차효과를 내면서 판매 급증으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최근 새롭게 선보인 2009년형 SUV 모델에 대한 이색적인 마케팅과 공격적인 영업활동으로 내수 부분의 급성장을 이뤄낸 만큼 향후에도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실적 증가를 계속해서 이어나가 올해에도 흑자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도 7월 전체 판매대수가 2만2525대로 전년동기대비 75.9% 증가했다. 내수는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한 반면 수출은 328.5%가 늘어나 큰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QM5가 수출에서 선전하면서 이 같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편의사양 무료장착 등 마케팅 효과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경우 8월 가격인상을 앞두고 선구매 효과가 나타나면서 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판매성과가 계속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