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프를 조금 짧게 했더니…."

총상금 800만달러(우승상금 135만달러)짜리 특급대회인 '월드골프챔피언십시리즈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무더기 언더파가 쏟아졌다. 코스 세팅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대회인 데도 출전선수 80명 가운데 32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대회가 열린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파70·길이 7400야드)는 지난해의 경우 우승자인 타이거 우즈(미국) 한 명에게만 언더파를 허용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오버파 스코어로 경기를 마칠 정도로 '악명'이 높았다.

파70 코스로 총 길이가 7400야드에 달할 정도로 길게 세팅됐는 데도 좋은 스코어가 나온 이유는 '무난한 러프' 덕이었다. 첫날 러프의 길이는 2인치(5.08㎝) 정도로 일반 PGA대회 수준이었다.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러프가 길었던 지난해보다 플레이하기가 좋았던 것.주초에 비가 내려 그린이 물러졌기 때문에 선수들이 핀을 직접 공략할 수 있었던 것도 스코어가 좋게 나온 이유로 꼽힌다.

대회 전날 도착한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비로 인해 연습라운드도 돌지 못한데다 두 번째 팀으로 일찍 경기를 시작했으나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6타를 치며 단독선두에 나섰다.

최경주(38)와 앤서니 김(23·이상 나이키골프)은 중하위권으로 처지며 우승 경쟁에서 한 발 밀려났다. 최경주는 버디와 보기를 나란히 2개씩 기록하면서 중위권을 달리다가 14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3오버파 73타로 공동 69위에 머물렀다. 앤서니 김도 전반에 3타를 잃은 뒤 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간신히 2타를 줄여 1오버파 71타(공동 49위)를 기록했다. 최경주와 앤서니 김은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드라이버샷 페어웨이적중률 50%,아이언샷 그린적중률 55.56%로 샷 난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