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은행들의 기업 인수.합병(M&A) 대출을 억제하기로 한데 이어 풋백옵션까지 규제하려는 움직을 보이자 현대건설 등 매각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대형 매물들의 주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1일 오전 10시21분 현재 현대건설이 전날보다 4.22%(2900원) 내린 6만59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대우증권도 1.38% 내린 1만7850원을 기록 중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전날보다 0.94% 내린 4만2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매각을 앞두고 실사가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현대건설 등은 올해 M&A 시장 최대어급 매물로, 굵직한 대기업들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정부가 기업 M&A경쟁에 급제동을 걸면서 사실상 M&A 시장이 냉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계기로 최근 기업들이 풋백옵션을 통해 M&A 자금을 조달하는 문제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풋백옵션을 남발하면 시장 상황이 악화될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제됐다.

정부는 또 지난 2일 하반기 경제안정 종합대책에서도 은행들의 과도한 M&A 대출을 억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윤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 대상기업 입장에서는 매수후보자들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상의 목표"라며 "하지만 정부가 자금줄을 옥죌 경우 경쟁열기 자체가 식을 수 밖에 없고, 이럴 경우 대상 기업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