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모아놓은 나랏돈이 엉뚱한 곳에서 새고 있습니다.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가 부실한 외국 금융기관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권영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00% 정부 출자기관인 한국투자공사. 국가 공공자산을 해외에 투자해 국부를 늘리는 게 본연의 업무입니다. 한국투자공사는 지난 1월 25일 미국 메릴린치에 20억달러, 약 20조원을 투자했습니다. 2010년 10월까지 우선주 3천5백만주에 대해 연 9%의 배당금을 보장받고, 이후 매입가인 주당 52.40달러 가격에 보통주로 전환한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메릴린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로 부실화된 상황에서 한국투자공사가 구제금융을 한 셈입니다. 이후 부실규모는 더욱 커져 메릴린치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한국투자공사는 28일 기준으로 약 8억달러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나랏돈을 정확한 예측없이 부실기업에 투자해 손해를 봤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또 정부가 외환보유액 100억 달러를 맡긴 첫 투자가 사실상 실패한 것입니다. 최근 한국투자공사는 약 4억달러의 배당을 포기하고 보유한 우선주를 주당 27.50달러에 보통주 7천2백만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최초 투자금 20억달러를 건지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향후 투자수익이 메릴린치 주가흐름에 좌우되는 리스크를 떠안게 됐습니다. 그러나, 공사 관계자는 "이번 보통주 전환은 메릴린치 주가가 추가 하락해도 유리하다"며 전략적인 접근이란 점을 강조합니다. (전화 인터뷰) 한국투자공사 관계자 "앞으로 부실상각이 더 커져서 주가가 떨어질 지라도 이번 결정은 항상 유리한 것. 정상화되서 주당 40불정도가 되면 그때는 전략적으로 보는 것" 한편, 하나은행 역시 지난 2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매각한 메릴린치 지분을 샀다가 현재 2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투자공사가 이른바 국부펀드인 만큼 고수익-고위험 투자로 시행초기 손실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외환위기를 경험한 국민들은 투자금 출처가 외환보유액이란 점에서 더욱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WOW-TV NEWS 권영훈입니다. 권영훈기자 yhkw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