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하루 만에 반등했다. 선물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로 베이시스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미국 증시의 호조와 국제 유가 하락에 힘입어 10.50포인트(0.67%) 오른 1577.70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563억원어치를 팔아 매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지만 개인이 349억원,기관이 1972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서도 개인들은 매수를 주도하면서 지수선물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선·현물 베이시스가 1.88로 확대되면서 현물시장에 1867억원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은 이달 들어서만 약 2조5000억원 늘었다. 지난 28일에는 사상 최고치인 8조2749억원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 29일처럼 베이시스가 좁혀지면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와 지수를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19일∼10월11일 평균 베이시스가 3.04포인트를 유지하는 동안 프로그램 순매수는 2조7279억원이 유입됐다. 덕분에 코스피지수는 12% 올랐다. 그러나 10월12∼24일 동안 베이시스가 1.60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거꾸로 2조8621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코스피지수는 6%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단기 청산 물량은 6000억∼7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지수 추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이날 장 초반 4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졌지만 시장은 20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강세장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도가 지수를 하락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라고 지적했다. 이달 들어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 잔액이 3조원에 이르지만 실제 만기일 이전에 청산될 물량은 많아야 7000억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절반가량은 옵션과 연계된 물량이어서 옵션만기일인 내달 14일에 청산될 가능성이 크며,나머지 3분의 1도 평소에 프로그램 매매를 하지 않던 채권형펀드 주식형펀드 또는 증권사 고유계정에서 나온 자금이어서 만기 때까지 현재의 포지션을 유지해 이익을 확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9월 선물·옵션 만기일에 대규모 청산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당일만 영향을 받을 뿐 지수의 추세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증권 문주현 연구원도 "이미 옵션 연계 물량 등으로 매수차익잔액이 청산되고 있어 실제 현물시장에서의 단기 청산금액은 6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