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낸 조선株들이 원자재인 후판가격이 올라 하반기 실적부진이 예상된다는 증권사 전망이 제기되면서 주가상승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하지만 높은 생산성으로 원자재가 상승분을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분석도 뒤따라고 있어 향후 조선업황 전반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30일 현대미포조선에 대해 2분기 실적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후판가 상승으로 기대이익이 낮아지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30만9000원으로 24.4% 하향 조정했다.

같은 이유로 삼성중공업 목표가도 기존 4만8800원에서 4만6400원으로 내렸다.

전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감소한 것은 4월 주문부터 적용된 후판가격 인상이 5월부터 원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인상된 후판가가 완전히 반영되는 3분기에는 2분기에 비해 실적이 더 둔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이날 현대중공업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목표주가를 55만원에서 48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이 전 사업부문에서 수주 증가와 원화약세 등에 힘입어 매출액은 호조를 보였으나 영업이익은 후판 등 원자재가 상승과 해외플랜트 부문의 손실로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부정적 전망이 조선업황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데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반면 후판 가격 상승을 높은 생산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조인갑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주가 대표적 중국 관련주인데 중국 증시가 살아나고 있고, 향후 시장도 회복이 되면 선박 발주량 등도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단일 이슈를 놓고 조선업황 전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후판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올해 수익성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매수 추천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또 "평균 후판 매입 단가가 3분기에 톤당 85만1000원, 4분기에는 97만8000원까지 상승할 전망"이라며 "재료비 급등으로 매출이 상대적으로 낮은 3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10.9%까지 떨어지겠지만, 4분기에는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13.7%로 향상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선주들은 이날 전반적으로 약세다.

30일 오전 9시52분 현재 삼성중공업이 전날보다 4.18% 내린 4만15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현대중공업과 STX조선, 현대미포조선 등 대부분 조선주들이 2-3%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