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가 내수 점유율 하락에 이어 수출 부진,최근의 조업중단 사태에 이르기까지 잇단 악재로 최대 시련에 직면했다.

모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 역시 시장대응 실패로 파산설까지 제기되고 있어 GM 본사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국내 3위 자동차업체인 GM대우의 추락으로 현대ㆍ기아자동차의 독주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티즈 빼곤 안 팔린다


GM대우는 지난달 국내 판매량(경상용차 제외)이 총 1만1111대로 전달(1만1660대)보다 4.7% 감소했다. 문제는 현재 판매 중인 7개 모델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떨어지는 경차 마티즈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마티즈는 지난달 6519대가 판매돼 전체 판매량의 58.7%를 차지했다.

반면 GM대우가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중형 세단 토스카는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6월 판매량이 2061대에 그쳐 전달(2758대)보다 25.3%(697대) 급감했다. 현대차의 쏘나타 트랜스폼(1만910대),기아차의 로체 이노베이션(5117대),르노삼성 SM5(4920대) 등과의 중형차 경쟁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형 세단 부문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GM대우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000년 16.9%로 고점을 찍은 뒤 2006년 11.0%에 이어 작년 말 10.7%로 떨어졌다. 올 들어 경차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마티즈가 많이 팔렸지만,상반기 점유율은 11.0% 선으로 거의 늘지 않았다.

◆GM 본사, '내 코가 석자'


그동안 GM대우의 든든한 뒷배경 역할을 했던 GM 본사는 파산설에 휩싸였다. 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GM의 극적인 매출 감소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 파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는 GM의 유동성이 급감하고 있으며,현금 약 15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GM의 손실액이 올해 69억달러,내년엔 4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GM이 북미지역의 4개 공장을 폐쇄하고 1만9000명을 추가 감원한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지만,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GM의 고전은 GM대우의 수출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GM대우 차량은 해외에선 GM 브랜드로 팔리고 있어서다. GM대우의 반조립제품(CKD) 수출량은 지난 5월 9만9724대였지만 6월엔 8만7791대에 그쳤다. 한 달 사이 수출량이 12%(1만1933대) 감소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