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주연 더블캐스팅 오만석·조정석
22일부터 호암앝홀서 공연

22일부터 9월11일까지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창작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전도연 이병헌 주연의 영화(1999년)가 원작인 '무비컬(movie+musical)'이다. 1960년대 시골의 초등학교에 부임한 23살 총각선생 동수와 17살 늦깎이 제자의 애틋한 사랑을 그렸다. 동수는 갓 부임해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수업도 사랑도 모두 생경하다.

이런 풋풋한 초짜 선생역에 뮤지컬 스타 오만석(33)과 떠오르는 신인 조정석(28)이 더블 캐스팅됐다. 지난 1년6개월여 동안 오씨가 드라마,영화 등을 오가며 뮤지컬 관객 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데 비해 조씨는 '주목받는 조연'에서 당당한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신인과 기성,톡톡 튀는 감성과 무게있는 연기력 등으로 대비되는 이들 두 배우가 한 무대에 서는 소감을 어떨까.

조씨는 "스타배우 오만석과 같은 역할을 맡은 것이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들 하지만 오히려 도전의식이 생긴다"며 "만석이 형 덕분에 '조정석'을 홍보할 수도 있어 더 좋다"며 웃었다. 오씨는 "정석이는 끼,노래,춤 삼박자를 고루 갖춘 배우여서 오히려 내가 긴장된다"고 말했다.

동수가 의외로 연기하기 까다로운 역이라는 데는 두 사람의 의견이 같다. 조씨는 지금까지 '그리스' '찰리 브라운' '펌프 보이즈' 등 익살스럽고 귀여운 역할을,오씨는 '록키 호러쇼''헤드윅' 등에서 강렬한 인물을 주로 연기했을 뿐 동수 같은 역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대에서 발랄한 캐릭터를 많이 보여드렸지만 이번엔 애드립을 줄이고 좀더 진중한 모습을 연기하고 싶어요. "(조정석)

"저는 뮤지컬에서 쌓아온 노련함을 극 중에서는 죽여야 할 것 같아요. 동수의 순진한 매력을 충분히 드러내려면 지금보다는 좀 더 '어설픈' 연기를 해야하거든요. "(오만석)

영화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영화를 그대로 답습하다 보면 같은 내용에 노래만 덧붙인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엄밀히 말해 무비컬은 아니에요. 원작 소설인 하근찬의 '여제자'를 토대로 만들었거든요. "(오만석)

"쇼의 성격을 강조해 관객과의 소통을 확실하게 할 계획이에요. 특히 운동회나 소풍장면이 하이라이트니 기대해 주세요. "(조정석)

두 배우 모두 강한 개성을 지닌 만큼이나 앞으로의 계획도 서로 다르다. 오씨는 오는 11월엔 뮤지컬 '즐거운 인생'에서 연출가로 데뷔한다. 그의 연극 데뷔작이자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인 '이'를 쓴 극작가 김태웅의 동명 희곡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조씨는 꽃미남같은 외모로 TV로부터 섭외가 끊이지 않지만 우선은 '뮤지컬'에 집중할 계획이다. 자신이 배우 인생을 시작한 곳에서 오씨만큼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뮤지컬 배우라면 누구나 탐내는 '지킬 앤 하이드'나 '레미제라블'의 주인공을 맡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번 작품에서 동수를 향한 짝사랑으로 속앓이를 하는 여제자 홍연은 '맘마미아'의 소피로 유명한 이정미와 신예 장은아가 교대로 연기한다.

(02)751-9606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