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과 정두언 의원의 회동 성사 배경과 당 관계자 전언 등 추가>>
정의원측 언급 회피..근본적 화해 의문
李대통령, 11일 정두언등 안국포럼멤버와 만찬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이 지난 16일 시내 모 호텔에서 `권력 사유화' 문제를 제기한 정두언 의원과 만찬을 갖고 그동안 불편했던 감정을 털어낸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이 전 부의장이 먼저 이춘식 의원에게 주선을 부탁했고 직접 정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제의해 만찬이 이뤄졌으며, 이 전 부의장과 이 의원, 정 의원과 함께 정태근 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는 것.
정두언 이춘식 정태근 의원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차례로 정무부시장을 맡은 인연이 있으며 이명박 정권의 산실격인 `안국포럼'의 핵심 멤버였다.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인 이 전 부의장과 정 의원은 지난 18대 공천 과정에서 `형님 공천' 파문 이후 `권력 사유화' 발언을 정 의원이 주도하면서 갈등 관계를 형성해왔다.

만찬을 주선한 이춘식 의원은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전 부의장과 정 의원은 경선 때부터 힘을 합쳤다"면서 "그런데 두 분이 최근 불화의 모습을 보여 주위 사람들의 화해 권유속에 두 분의 뜻이 맞아 자리를 함께 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만찬에서는 국민을 위해 이 대통령이 성공해야 한다는 합의가 있었고, 앞으로 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적극 협조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 전 부의장도 "이번이 처음 만난 자리가 아니고 그동안 여러 차례 만나왔다"면서 "정 의원이 이날 자신이 `권력 사유화' 발언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은 이어 "그날 서로간 오해는 다 풀렸으며, 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과 가까운 당 관계자는 "만찬에서 이 전 부의장은 `내가 인사에 개입 안했는데 개입한 것처럼 오해가 있었다'고 했고, 정 의원도 `이 전 부의장을 겨냥한 발언이 아닌데 진의가 와전됐다'고 밝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이날 연락이 닿지 않았으며 정 의원측은 이 전 부의장과의 만찬사실은 시인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실제로 이 만찬 회동은 2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소주 반주를 곁들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11일 이 대통령과 정 의원을 비롯해 김효재 조해진 정태근 강승규 김용태 권택기 이춘식 백성운 등 `안국포럼' 출신 의원 12명간 청와대 만찬이 `동력'이 됐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만찬에서 정 의원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격려의 말을 건네는 등 `식지 않은 애정'을 드러냈다는 것. 정 의원도 이날 청와대 만찬을 통해 섭섭한 감정을 상당부분 해소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권력사유화' `정치일선 퇴진촉구' 등 이 전 부의장을 겨냥한 당내 소장파들의 언행에 대해 "우리의 사랑이 부족했느냐. 일부 의원의 묻지마식 인신공격 행위와 발언들이 걱정스럽다"고 엄중 경고했다.

이 같은 배경 속에 이 전 부의장이 직접 정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제의해 만찬 회동이 성사됐다고 당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형님 공천' 파동 이후에도 몇 차례 회동했으나 민감한 현안을 놓고 반목하는 경우가 있었던 만큼 이번 회동으로 `완전한' 화해가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