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들의 불성실공시가 예년에 비해 2배나 늘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증권선물거래소는 2년 전 폐지된 공시 위반 '삼진아웃제'를 부활시킬 방침이지만 진행 과정은 더디기만 하다.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주말 ST&I ST&I글로벌 오엘케이 팬텀 쏠라엔텍 IC코퍼레이션 모라리소스 등 7개 기업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불성실공시가 누적된 ST&I와 쏠라엔텍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ST&I글로벌은 관리종목 사유가 추가됐다. ST&I의 경우 타법인 출자 계획을 취소한 데 이어 최근에는 55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도 지연 공시했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불성실공시는 눈에 띄게 늘었다. 불성실공시 지정건수는 총 65건으로,지난해 같은 기간 33건에 비해 약 2배 급증했다.

2006년 공시 위반에 따른 증시 퇴출 제도인 '삼진아웃제'가 전면 폐지되면서 불성실공시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관리종목에 지정된 한계기업으로선 불성실공시를 몇 번 더 하더라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상습적으로 불성실공시를 자행하는 기업이 늘면서 시장 투명성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해 말 '삼진아웃제' 부활을 예고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고질적이고 악의적인 불성실공시 기업은 퇴출시키는 방안을 금융감독당국과 함께 검토 중이지만 최근 증시가 악화되면서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