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여름 휴가철을 맞아 휴식을 취하며 하반기 경영 구상을 하거나 현장 경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와 원자재값 급등으로 경영여건이 나빠짐에따라 국내에서 짬짬이 휴식을 취하며 경영과 관련된 밑그림을 그리거나,휴가를 취소하고 현안을 해결하는 데 치중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음 달 베이징 올림픽 참관 후 귀국해 가족들과 주말에 잠깐 휴식을 취하고 곧바로 중국 사업 등 하반기 경영구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GS 허창수 회장은 여름휴가 일정을 따로 잡지 않았다. 대신 이달 말께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경영계획을 짜는 데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통운 대우건설 등을 인수한 이후 통합작업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이달이나 다음 달 짬을 내 전남 광주로 내려가 노모를 찾는 것으로 휴가를 갈음할 계획이라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박 회장은 인수한 기업들과 기존 기업의 서로 다른 조직 문화를 아우르기 위해 감성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신격호 회장이 일본으로 떠나는 다음 달 중순께 3~4일간 일본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 휴가를 가질 계획이다.

이윤우 부회장,황창규 사장,최지성 사장,박종우 사장 등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4~5일간 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국내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며 평소에 읽지 못했던 책을 보면서 경영구상을 가다듬을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8월 중순께 2~3일간 휴가를 내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평소 좋아하는 글로벌 경영상황과 전략,대화와 설득에 관한 책을 읽으며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를 반납하거나 휴가 동안에도 현안을 챙기려는 CEO들도 적지 않다. 매년 8월4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그룹 신입사원 수련회 참석으로 휴가를 대신해 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사태 수습에 휴가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고유가 여파로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데다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특별수송 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별도의 휴가 계획 대신 하반기 경영구상 등 그룹 일을 챙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은 올 여름도 해외 현장근로자 격려에 나설 계획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