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국내 주식형펀드들이 증시 하락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증시가 크게 상승했던 2005~2007년 사이에 증시 상승분만큼 높은 수익률을 낸 주식형펀드들이 올 들어선 증시 하락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자산운용업계와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 설정액 5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액티브)펀드 340개 가운데 선물·옵션 편입 비중이 전무한 펀드가 311개로 전체의 91.5%에 달했다. 또 340개 주식형펀드의 평균 선물 편입 비중은 전체 자산의 1.53%에 그쳤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증시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약관에 선물 등을 전체 자산의 15% 선까지 편입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주식형펀드들이 증시 급락에 노출돼 펀드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1개월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은 -13.17%로 코스피지수(-12.86%)보다 더 떨어졌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선물·옵션 편입 비중이 12.4%로 증시 하락에 대해 헤지를 하고 있는 'KB신광개토선취형주식'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0.37%로 시장 평균수익률을 2.8%포인트나 웃돌았다.

코스피200종목을 거래하면서 선물지수와 차익거래를 하는 설정액 50억원 이상인 54개 인덱스펀드의 선물 편입 비중도 평균 9.88%에 불과했다.

이처럼 국내 주식형펀드가 하락에 대비하지 않은 것은 증시가 크게 상승한 2005년 이후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몇 년간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하락에 대한 헤지를 한 펀드의 수익률이 훨씬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