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주로 공격적 경영을 위해 사업비 등 '실탄'을 미리 챙겨두겠다는 포석에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메트라이프생명은 30일 84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

주당 5만2천여원에 보통주 158만7천여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며 "3월 말 현재 지급여력비율이 201.29%였으나 증자가 끝나면 50% 포인트 정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미국계인 뉴욕라이프도 올해 들어 연거푸 유상증자를 하고 있다.

3월 285억원, 4월 74억8천만원을 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200억원을 증자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추가로 유상증자할 계획이 없지만 하반기에도 필요하다면 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보험 시장의 성장성이 크다는 미국 본사의 판단에 따라 영업을 확대하려는 조치의 하나로 업계는 보고 있다.

흥국생명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상품 관련 투자로 악화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1천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 중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함께 서울 강남 사옥을 흥국쌍용화재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증자 규모나 사옥 매각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고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유상증자 규모를 1천200억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남 사옥은 장부상 가격이 354억원에 달하는 건물로, 매각 가격은 8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을 추진 중인 동양생명은 최근 임시 이사회를 열어 2천84만9천주를 공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주로 보통주 975만주를 발행하고 구주 가운데 동양파이낸셜 등 동양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주식 745만2천주, 보고TYL투자목적회사(보고펀드) 보유 주식 364만7천주를 매각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동양생명 주식의 장외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4천800억원 규모다.

다만 이는 확정된 것은 아니며 앞으로 유가증권 신고서를 제출할 때 공모가와 함께 주식 수도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조만간 상장 예비심사에서 승인이 떨어지면 9∼10월께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