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의 조정 한파 속에서 높은 수익률을 구가해온 원자재펀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9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기간 1개월,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18개 원자재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7일 현재 4.53%로 대부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해외 주식형펀드 중에선 여전히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4일 19.66%를 기록했던 데 비하면 불과 2주 새 4분의1 수준으로 후퇴했다.

1개월 평균 수익률은 같은 기간 8.87%에서 -1.52%로 추락했으며, 1년 평균 수익률도 27.49%에서 10.04%로 눈에 띄게 둔화됐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글로벌 증시의 급락에도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 769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이 -6.30%에서 -8.11%로 소폭 물러선데 그쳤다.

원자재펀드 중 최고 성과를 거두고 있는 '미래에셋맵스로저스Commodity인덱스파생상품'의 경우 3개월 수익률이 지난 4일 23.19%에서 현재 10.94%로, 1개월 수익률은 11.77%에서 0.56%로 낮아졌다.

'우리Commodity인덱스플러스파생상품'도 3개월 수익률이 22.31%에서 9.45%로, 1개월 수익률은 11.81%에서 1.14%로 떨어졌다.

해외펀드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원자재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이처럼 악화된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 속에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격한 조정을 받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맵스로저스Commodity인덱스파생상품'이 기초자산으로 삼는 '로저스국제상품지수(RICI)'는 이달 들어 6% 이상 하락했으며, '우리Commodity인덱스플러스파생상품'이 기초로 하는 '로이터제프리CRB지수'도 7.5% 가량 떨어졌다.

로저스국제상품지수(RICI)은 36개의 구성 상품 중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가 44%를 차지하며, 로이터제프리CRB지수도 19개 구성 상품 중 에너지 비중이 39%에 이른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 인도분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7일(현지시간) 5.31달러(3.9%) 떨어진 129.29달러로 마감, 지난 10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147.27달러)에 비해 12.2%나 떨어졌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원자재펀드는 투자 상품 중 에너지가 비중이 크기 때문에 수익률이 유가 움직임에 밀접하게 연동될 수 밖에 없다"며 "국제유가가 이대로 하락 안정세를 취할 것인지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투기 자금 등으로 인한 버블이 심하기 때문에 관련 상품이나 펀드는 투자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