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산업은행장이 18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해 화제다. 그동안 산은 수장이 한은 총재가 소집하는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전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협의회가 처음 열린 것은 2002년 5월.이후 거의 매달 열린 이 회의에 시중은행장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직접 참석해 왔다. 하지만 산은에선 부총재가 참석해 왔고 그나마 2007년 이후에는 부총재도 나타나지 않았다.

단 한번 예외가 있다면 2003년 8월 유지창 전 산은 총재 때다. 유 전 총재는 당시 박승 한은 총재와 안면이 있어 인사차 금융협의회에 들렀다. 이때도 논의에는 적극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산은 수장들이 금융협의회를 기피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산은 수장은 국책은행장으로서 '총재'라는 직함을 쓸 정도로 '한은 총재'와 동급이라는 의식이 강했다. 또 이들 대부분이 옛 재무부나 재정경제부에서 차관급 이상을 지낸 고위 관료 출신이어서 '시중은행장들과 동급으로 참여하는 것은 산은 총재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기류가 강했다.

하지만 순수 민간인 출신인 민 행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