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문화街] 악역이 매력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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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우리 결혼했어요'의 알렉스처럼 부드럽고 자상한 남자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쁜 남자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나쁜 남자가 여자들을 사로잡았다.
왠지 건방져 보이고,쿨한 것처럼 보이며,심지어 자신에게 해를 끼치기까지 하는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현상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여기서 말하는 '나쁜 남자'는 조건이 있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맹목적일 만큼 저돌적이고,한 사람에 대한 속깊은 사랑을 갖고 있으며,아웃사이더이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낀다.
강한 듯 하지만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런 대표적인 예가 TV 드라마 '사랑한다,미안하다'의 소지섭이 맡은 차무혁이다.
배우들도 이런 '나쁜 남자'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다. 즉 심하게 악랄한 악역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악역은 주인공과 갈등을 일으키며,아이로니컬하게도 극을 진행시키는 역할을 한다.
배우들은 왜 악역에 매력을 느낄까? 배우들은 "주ㆍ조연,장르 가리지 않고 매력적인 캐릭터라면 어떤 역이라도 출연하고 싶어요"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여기서 '매력적인 캐릭터'에 그 해답의 단서가 있다. 일반적으로 주인공의 캐릭터는 정의롭거나 착한,단선적인 성격을 갖곤 한다.
사건이 일어날 때 주인공이 항상 우유부단하고,상황에 따라 다른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럽겠는가. 하지만 그 상대의 악역은 그냥 악한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악을 행할 때 갈등을 느끼고,내면에 몇 가지의 콤플렉스를 지닌 입체적인 성격을 지니곤 한다.
그러다 보니 연기로 표현해야 할 것이 많고,그만큼 연기하기가 어렵다. 어려운 악역을 제대로 연기하고 나면 배우들은 훨씬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이번 주에 개봉한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에서 나쁜 놈 박창이를 인상적으로 연기한 이병헌은 인터뷰에서 "배우들은 자기도 모르는 표정을 발견할 때 쾌감을 느낀다"며 "대부분 악역을 해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영화에서 인상적인 악역들을 보자.'친구'에서 우정을 저버리는 동수(장동건),'추격자'의 연쇄살인범 지영민(하정우) 등이 금세 떠오른다.
만일 영화가 아닌 실생활에서 이런 인물들이 있다면 곁에 가기도 끔찍할 정도로 욕을 하겠지만,영화 속 인물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배우들은 이런 저런 고생을 한다. 장동건의 경우 일부러 캐릭터에 맞는 걸걸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줄담배를 피웠으며,하정우는 지영민의 고독감을 표현하기 위해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럼에도 배우들이 악역을 연기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이병헌의 말 속에 잘 드러난다. 실제 생활에서는 절대 하지 못할,하지만 자신의 내면 한 구석에 있을 악한 모습을 연기를 통해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도 마찬가지다. 멋진 악역에 빠지는 것은 악역을 통해 간접 행위를 하는 쾌감을 느낀다. 사회에 대한 불만을 악역을 통해 발산하는 것이다. 기억에 남을 멋진 악역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 요즘 사회 분위기인 것 같다.
이원 영화칼럼니스트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쁜 남자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나쁜 남자가 여자들을 사로잡았다.
왠지 건방져 보이고,쿨한 것처럼 보이며,심지어 자신에게 해를 끼치기까지 하는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현상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여기서 말하는 '나쁜 남자'는 조건이 있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맹목적일 만큼 저돌적이고,한 사람에 대한 속깊은 사랑을 갖고 있으며,아웃사이더이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낀다.
강한 듯 하지만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런 대표적인 예가 TV 드라마 '사랑한다,미안하다'의 소지섭이 맡은 차무혁이다.
배우들도 이런 '나쁜 남자'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다. 즉 심하게 악랄한 악역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악역은 주인공과 갈등을 일으키며,아이로니컬하게도 극을 진행시키는 역할을 한다.
배우들은 왜 악역에 매력을 느낄까? 배우들은 "주ㆍ조연,장르 가리지 않고 매력적인 캐릭터라면 어떤 역이라도 출연하고 싶어요"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여기서 '매력적인 캐릭터'에 그 해답의 단서가 있다. 일반적으로 주인공의 캐릭터는 정의롭거나 착한,단선적인 성격을 갖곤 한다.
사건이 일어날 때 주인공이 항상 우유부단하고,상황에 따라 다른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럽겠는가. 하지만 그 상대의 악역은 그냥 악한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악을 행할 때 갈등을 느끼고,내면에 몇 가지의 콤플렉스를 지닌 입체적인 성격을 지니곤 한다.
그러다 보니 연기로 표현해야 할 것이 많고,그만큼 연기하기가 어렵다. 어려운 악역을 제대로 연기하고 나면 배우들은 훨씬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이번 주에 개봉한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에서 나쁜 놈 박창이를 인상적으로 연기한 이병헌은 인터뷰에서 "배우들은 자기도 모르는 표정을 발견할 때 쾌감을 느낀다"며 "대부분 악역을 해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영화에서 인상적인 악역들을 보자.'친구'에서 우정을 저버리는 동수(장동건),'추격자'의 연쇄살인범 지영민(하정우) 등이 금세 떠오른다.
만일 영화가 아닌 실생활에서 이런 인물들이 있다면 곁에 가기도 끔찍할 정도로 욕을 하겠지만,영화 속 인물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배우들은 이런 저런 고생을 한다. 장동건의 경우 일부러 캐릭터에 맞는 걸걸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줄담배를 피웠으며,하정우는 지영민의 고독감을 표현하기 위해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럼에도 배우들이 악역을 연기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이병헌의 말 속에 잘 드러난다. 실제 생활에서는 절대 하지 못할,하지만 자신의 내면 한 구석에 있을 악한 모습을 연기를 통해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도 마찬가지다. 멋진 악역에 빠지는 것은 악역을 통해 간접 행위를 하는 쾌감을 느낀다. 사회에 대한 불만을 악역을 통해 발산하는 것이다. 기억에 남을 멋진 악역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 요즘 사회 분위기인 것 같다.
이원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