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대로 급락한 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 속에 횡보세를 거듭하고 있다. 지수는 작년 4월 수준까지 내려갔다. 대세 상승을 시작하기 전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투자심리도 식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은 펀드나 직접 투자를 줄이고 있다. 그렇다고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마당에 은행에 돈을 넣어둘 수도 없는 처지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매니저들은 부동산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꾸준한 임대 수익뿐 아니라 매매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창훈 부동산투자1본부장,김형석 부동산투자2본부장,박점희 부동산투자3본부장(CFA),이은호 부동자산관리본부장 등 4명은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꼽힌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 규모는 설정액 기준으로 약 1조6500억원.그러나 실제 운용자산규모는 10조원에 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 상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씨티그룹센터를 3750억원에 매입한 주인공이다. 김 상무는 올해 초 여의도에 짓고 있는 72층과 59층 빌딩에 일부 지분을 투자했다. 박 상무는 맵스자산운용의 단일프로젝트로는 최대 금액인 4216억원을 들여 서울 을지로 청계스퀘어가든 설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운용 성적도 탁월하다. 이들이 운용하는 펀드의 2년간 성적은 지난 16일 기준으로 최저 수익률이 33%(맵스프런티어부동산10)다. 맵스프런티어부동산5의 수익률은 99%를 넘기고 있으며 맵스프런티어부동산4도 95% 이상을 기록 중이다.

이들은 부동산 전문가로서 지금이야말로 부동산펀드에 눈을 돌릴 때라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기간에는 부동산 임대료와 가격이 동반 상승하기 때문에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 특히 오피스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가 그렇다"는 게 박 상무의 설명이다. 실제 이 회사에서 3년 전 내놓은 부동산펀드들의 연 평균 수익률은 7~8%를 보이고 있다. 아직 팔지 않았지만 부동산 매매 차익까지 감안하면 연 평균 수익률은 15~30%대로 뛴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부동산펀드를 선택할 때는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박 상무는 먼저 펀드 유형을 살피라고 조언했다. "임대형인지 PF형인지,국내투자인지 해외투자인지를 보고 자신의 목적에 맞는 펀드를 고르는 게 중요합니다. 또 만기까지 환매가 금지되는 폐쇄형으로 설정되는 부동산펀드가 많기 때문에 만기일이나 환매조건 등도 반드시 알아봐야 합니다. "

국내 투자 부동산펀드 중에선 임대형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 분위기로 PF형은 위험성이 높고,경매형은 투자대상 물색이 어려운 반면,임대형 부동산펀드가 투자하는 서울 지역의 오피스빌딩의 공실률(비어있는 면적의 비율)이 상당히 낮아 안정적인 수익률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최 상무는 "강남 여의도 광화문 일대 등 서울의 주요 업무지역의 공실률은 2%를 넘지 않아 자연적으로 생기는 공실률 3% 보다도 아래에 있다"며 "이는 공실률이 15%가 넘는 뉴욕이나 10% 정도인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서울의 오피스 빌딩 부족 상황을 잘 말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안정적인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부동산전문가로서 일반인들이 부동산을 직접 투자할 경우에 대해서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부동산을 매매할 때는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시장 침체기에도 가격 하방 경직성이 있는지 △부동산 고유의 가치가 분명 있는지 등을 함께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예컨대 인구와 자원이 많고 자연환경이 좋으며 경제 성장이 예상되는 국가의 경우 도시에 있는 빌딩은 부동산 고유의 가치가 있습니다. 인구는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는 얘기고 경제성장은 수요를 더 키우는 요인이기 때문이죠.하지만 이러한 지역에 종교 분쟁의 여지가 있다면 투자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또 인근에 신도시 건설이 예정돼 있어도 쉽게 대체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러한 점도 고려 요인입니다. "(이 이사)

"저희 회사가 최근 뉴욕보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빌딩을 산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뉴욕이 세계 최고 도시이긴 하지만 금융 집중지이다보니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라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졌습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제조업이나 IT(정보기술)의 비중이 높아 서브프라임 타격이 크지 않은데도 가격이 많이 떨어졌어요. 공실률도 5% 미만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안정적이면서도 가격 회복력이 높다고 판단한 거죠."(박 상무)

이들 매니저들은 또 부동산 투자시 당분간 수도권,그것도 서울의 일부 지역을 눈여겨 보라고 귀띔했다. 김 상무는 "업무용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산업구조상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투자하는 것은 기회비용만 날리는 셈"이라며 "주거용 부동산 역시 미분양이 지방 대도시 위주로 쌓여 있기 때문에 당분간 상승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서울에서는 강북권 부동산 가격이 뉴타운 개발과 이주 수요 등으로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는 강남 목동 분당 용인 등 버블세븐과의 가격 차이를 점차 조금씩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김재후/사진=강은구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