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하반기 세계경제가 상반기에 비해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17일 수정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성장률이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였던 3.7%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또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0.5%에서 1.3%로 0.8%포인트 높였다.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신흥 아시아국가 그룹의 성장률도 4.2%로 이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올렸다. IMF는 "1분기 성장률이 지난 4월 전망 때보다는 덜 둔화됐기 때문에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IMF는 그러나 올 4분기 세계경제 성장률은 작년동기 대비 3.0%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은 0.3%로 크게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는 나아 연간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지만 올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는 더 악화될 것이란 얘기다.

IMF는 또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올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각각 3.4%와 9.1%로 예상됐다. 개발도상국의 물가상승률은 당초 전망보다 무려 1.7%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유가전망치도 기존보다 30% 높여 잡았다.

IMF는 "개도국은 보다 긴축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요구된다"며 "보다 유연한 환율정책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IMF는 또 "선진국은 아직까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임금이 잘 통제되고 있고 성장률이 현저히 둔화돼 긴축적인 통화정책의 필요성은 강하지 않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을 주의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내년엔 세계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IMF가 새로 제시한 내년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3.9%로 지난 4월 전망 때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내년 4분기 성장률은 올 4분기보다 1.3%포인트 높은 4.3%로 예상됐다. 미국은 내년 연간 성장률은 0.8%지만 4분기는 1.9%로 올 4분기보다 1.6%포인트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얘기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