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에서 20억원 미만의 소액 자금 조달에 나서는 코스닥 기업이 부쩍 늘고 있다. 소액 증자를 연거푸 시도하거나 전환사채(CB) 발행을 함께 추진하면서 자금 확보에 안간힘을 쓰는 업체도 적지 않다.

1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 기업들의 소액 유상증자 결의는 25건에 달했고 이번 달에도 라이브플렉스 쎄라텍 등이 15건의 소액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소액 CB 발행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티이씨 도움 나노하이텍 등이 13건의 소액 CB 발행을 결의한 데 이어 이달엔 신명비앤에프 ST&I글로벌 등이 11건의 소액 CB 발행에 나섰다.

소액공모는 20억원 미만의 자금조달을 위한 것으로,유가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되는 데다 회사가 직접 자금을 수납할 수 있어 코스닥 기업들의 긴급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된다.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자금조달이 절실한 일부 기업들이 소액 자금조달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주가 하락기에 대규모 증자가 대부분 실패로 끝나면서 자금 사정이 절박한 코스닥 기업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소액 자금조달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액 자금조달을 한 달에 여러 차례 시도하는 곳도 적지 않다. 폴켐은 지난 9일 15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5일 후에 5억원의 일반공모 증자를 추가로 결의했다. 신명비앤에프는 이달 19억9000만원 규모의 CB 공모 발행을 두 번이나 결의했다. 에이스하이텍은 소액 증자와 소액 CB 발행을 동시에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액 자금조달마저 쉽지는 않다. 증자 결의 이후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쓰리소프트는 지난달 2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다 19억원 규모의 일반공모로 방향을 바꾸었지만 한 주도 청약되지 않았다. 쓰리쏘프트는 결국 지난 9일 1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다시 결의했다.

한 코스닥 기업 관계자는 "신주 발행가액 할인율을 크게 책정해도 투자자들이 쉽게 청약에 나서지 않아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석 부장은 "소액 공모에 나서는 기업 대부분이 실적이 좋지 않은 한계기업"이라며 "소액 공모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제대로 영업을 해서 실적을 내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청약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