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에프에이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장하성펀드'와 '진대제펀드'가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주주로 올라선 장외기업 디와이홀딩스가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혀 경영권 다툼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1998년 삼성테크윈 자동화사업부에서 분사한 에스에프에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장비 등을 만들어 주로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코닝정밀유리 등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3067억원의 매출에 4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와이홀딩스는 에스에프에이 지분 16.38%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디와이홀딩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에스에프에이 주식을 꾸준히 사 모으다가 최근 한 달 사이에 기관투자가 물량을 시간외거래로 대거 매수,지분을 크게 늘렸다. 총 투자금액은 912억원이다.

옛 동양엘리베이터로 잘 알려진 디와이홀딩스는 2003년 승강기 사업부문을 매각해 지금은 투자와 부동산임대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3년 전에는 하이마트 지분을 매입한 뒤 매각,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에스에프에이는 경영진 지분이 3%대에 불과해 경영권에 위협을 받아왔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며 지난해 말부터 이 회사 지분을 늘려온 장하성펀드가 지난 1월 최대주주로 올라서자 현 경영진이 진대제펀드로 불리는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를 백기사로 끌어오기도 했다. 장하성펀드는 최근에도 이 회사 지분을 9.0%으로 늘렸고,이에 맞서 진대제펀드도 이달 들어 지분을 7.67%까지 확대하는 등 지분 경쟁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디와이홀딩스는 에스에프에이의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현 경영진을 신뢰하고 있지만 장하성펀드와 진대제펀드 등과 사전에 만나거나 교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와이홀딩스가 장하성펀드나 진대제펀드 중 어느 한 쪽과 손을 잡을 경우 회사의 지배구조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