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다시 1500선을 하회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한때 135달러 후반까지 떨어졌다는 소식에 예상대로 상승 출발한 지수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시장이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전일 급락해도 '익일 상승'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나오지 않는다.

최근 시장을 잡는 악재로는 유가급등,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미국 금융불안 외에도 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불거진 악재의 영향력에 비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투자심리로 시장이 급등락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모기지 업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금융불안이 진정되리라는 믿음이 훼손되면서 투심 악화에 더욱 기름을 붓고 있다.

현대증권은 "당초 예상했던 '지수 1490대에서의 지지와 이후 위기 탈출모드 전환'은 글로벌 신용경색 재확산으로 인해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모기지 업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단기 유동성 위기 모면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제2위 신용위기를 원천봉쇄하기에 미흡하다는 점에서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은 "모기지 업체의 대응도 재할인 창구이용 허용보다는 공적자금 투입 등 보다 강력한 대응조치가 신용경색 우려 해소와 달러가치 상승을 도모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PBR이 1.3배이고 2003년 이후 상승폭과 최근 하락폭(38.2%)이 일치하는 1490대를 지지할 수 있을지 여부는 펀더멘털과 최악을 치닿고 있는 심리와의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한 이유로는 신용위기 등 악재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심리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며 "최근 국내 시장에서 공매도 세력이 늘었는데, 이는 향후 지수 하락이 크기를 바라는 세력이 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고 밝혔다.

지속되는 신용위기로 미국에서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VIX, VXN 지수가 급등하는 등 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나친 위축으로 극단을 향해 그릇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악재를 지나치게 크게 보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2분기 실적발표 후에도 신용시장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한계기업들(BBB급 이하 정크본드)과 중소형 금융기관들의 영업적, 재무적 부담이 가중돼 연말로 갈수록 기업 부도율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금융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준의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국내외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하고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역시 심리 안정이 시장 안정의 키 포인트라고 지목했다.

최근 급락으로 국내 증시의 12개월 예상 PER이 10배를 못미치고 있다.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이성적인 이해의 수준을 넘는 투자심리 위축이 시장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만큼 반등을 확인하고 움직이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