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닥 희망이었던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별다른 성과없이 돌아오면서 현대그룹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취임 5년째를 맞아 현정은 회장은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승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정은 회장은 올 들어 그 어느때 보다 자신감이 가득했습니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반으로 현대건설 뿐 아니라 M&A에 대한 의지도 강하게 나타냈고, '정통성'문제를 거론하며 집안내 입지도 굳히는 듯 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에서 개성과 백두산 관광을 얻어내는 등 대북사업에도 희망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은 현 회장을 또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했습니다. 남북 평화의 상징이자 고 정주영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금강산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에, 추진하던 대북사업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입니다. 현 회장은 사건이후 "대북사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룹내부는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직원들은 현 회장의 경영능력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북핵문제나 적대적 M&A 등 수많은 파도를 헤처나간 것처럼 또 한번 뚝심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이번엔 남북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정치적 이슈라는 변수가 있습니다. 문제는 또 다른 곳에도 있습니다. 현 회장이 사건해결에 몰두하는 동안 현대건설 인수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입니다. 현대건설의 강력한 인수후보는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과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강력한 자금을 갖고 있는 현대중공업과의 한판 승부에서 대북사업에 대한 집안내 위상까지 떨어질 경우 현 회장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입니다. 또 현대건설이 현대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갖고 있어, 현대건설이 다른쪽으로 넘어갈 경우 경영권 위협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취임 초기부터 받아온 각종 견제를 뚝심으로 돌파해 온 현정은 회장. 지난 5년간 쌓아온 현 회장의 경영능력은 향후 현대그룹의 존폐까지도 좌우할 전망입니다. WOW-TV NEWS 이승필입니다. 이승필기자 sp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