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화장품은 더 이상 중년 여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전통 곡물과 식물 등을 이용한 화장품들은 '친환경', '자연주의' 이미지를 주는 데다, 오래전부터 사용돼 온 만큼 그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옛 여인들의 자연 화장법을 알아보자.
세안제로는 단연 녹두가 으뜸이다.

콩이나 팥을 갈아서 사용하기도 했지만, 녹두에는 미세한 거품을 내는 사포닌 성분이 있어 묵은 때와 잡티를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며, 청정과 보습효과가 뛰어나다.

화장수로는 박줄기즙과 수세미 삶은 물, 오이와 수박, 유자, 토마토 등 야채나 과일즙, 창포즙, 박하즙, 당귀즙, 홍화꽃물, 복숭아꽃물, 복숭아잎즙 등을 사용했다.

계란과 살구씨 분말, 꿀과 마늘을 섞은 것이나, 동물지방 등은 얼굴을 희게 하거나 동상을 예방하고 피부를 보호하는 크림류로 썼다.

쌀가루와 분꽃씨, 서속(기장과 조) 가루, 조개 껍데기 태운 분말, 흰 돌가루, 칡을 말린 가루가 얼굴을 뽀얗게 하는 분의 원료로 쓰였다.

쌀을 절구나 맷돌에 갈아 분말을 만들고, 체에 쳐서 곱게 만든 백분을 분 항아리에 보관했다가 화장할 때 분접시에 덜고 돌로 개어 누에고치집에 묻혀 펴발랐다.

홍화는 얼굴을 화사하게 하는 연지, 곤지의 주재료다.

7월께 꽃잎이 붉어지자마자 새벽에 따서 절구에 찧고 베로 짜서 그늘진 곳에서 천천히 말린다.

가루를 만들어 물을 뿌리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 체로 친 뒤 환약처럼 만들어 보관했다가 기름에 개서 사용한다.

검고 윤택한 머릿결을 위해서 아주까리씨, 수유씨, 목화씨, 순무씨, 배추씨, 붉은 차조기씨 기름 등이 쓰였지만 그 중 동백기름이 접착성이 강하고 쉽게 건조해지지 않아 애용됐다.

단오에는 남녀모두 창포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았다.

향수로 쓰인 식물은 장미나 난 등 향기가 짙은 식물. 화즙을 채취해 기름에 개어서 쓰거나 말린 향나무 분말을 보관했다가 조금씩 뿌렸고 사향을 몸에 간직하기도 했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에서는 전통 방식의 분가루와 세안제, 향첩, 립밤을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돼있다.

수강료는 5천-1만원. ☎ 02-547-9177
<<자료제공 :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eoyy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