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일요일인 지난 13일(현지시간)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하기까지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날 오후 1시53분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구제받을 것이지만 두 회사의 주주들은 혜택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얘기가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통해 흘러나왔다. 월지는 프레디맥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14일 30억달러의 단기채권을 발행할 예정이어서 "월요일 오전께 정부 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넘겨짚었다.

오후 3시41분 로이터통신은 "미 재무부 관계자들이 주요 투자은행(IB)들과 긴급 전화 통화를 갖고 프레디맥의 채권을 차질 없이 인수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후 4시49분 재무부가 곧 대책관련 성명서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월가에 확산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재무부와 FRB의 발표내용이 공식 타전된 것은 오후 7시53분께였다.

재무부와 FRB는 발표내용과 시기를 치밀하게 준비했다. 폴슨 장관은 지난 11일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국유화하지 않고 현 상태로 유지되길 원한다"며 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재무부와 FRB가 앞서 미 5위의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를 JP모건체이스에 매각키로 결정한 것도 지난 3월16일 일요일이었다. 일요일 발표되는 미국의 정책결정 내용은 시차상 월요일 아시아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이어 미 증시와 유럽 증시에도 파급된다.

미국의 금융시스템 붕괴가 자칫 글로벌 금융패닉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할 수 있는 시점으로선 일요일이 최적이었던 것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