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 중동 등 이머징 국가들이 아프리카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선진국의 공적개발원조(ODA)를 이머징 자본이 대체해가는 추세다. 이는 아프리카가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으며 소비시장 또한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세계은행이 내놓은 '아프리카 인프라 투자에서 중국의 역할 강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중동 국가들의 아프리카 인프라 투자는 2002년까지만 해도 연간 10억달러에 미치지 못했지만 2006년에는 80억달러를 넘어섰으며,지난해에도 50억달러에 달했다. 세계은행은 이와 관련,개도국 간의 '남남협력'이 트렌드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인프라 투자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항만건설총공사는 지난주 나이지리아와 10억달러 규모의 6차선 도로 건설 계약을 맺었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이 주도해 만든 국제금융기관인 AFC 관계자는 "이 도로는 125㎞ 길이로 아프리카 최대의 도시고속도로"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2002년만 해도 아프리카 인프라 건설에 2억7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데 그쳤지만 2006년에는 7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인도 역시 2003년 이후 지난해까지 26억달러를 아프리카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며 새로운 투자주체로 부상했다. 특히 인도의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은 2005년 말 나이지리아에 정유공장 발전소 철도 등을 건설하는 총 6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밖에 중동 국가들도 오일달러를 무기로 최근 7년간 매년 평균 5억달러 이상씩 아프리카에 투자하고 있다. 비비언 포스터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는 자원이 풍부하지만 인프라는 낙후돼 있고,중국은 자원은 부족하지만 자본이 풍부하고 인프라 건설 기술이 발달했다"며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진 게 남남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로서도 인프라 투자가 경제성장률을 최고 1%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머징 국가들의 자본 공세를 반기는 분위기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