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친환경 건축기술 개발과 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침체된 주택건설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다목적 포석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건축원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택 입주 뒤 높은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 단지로 고객들에게 보상한다는 뜻도 담고 있다. 대림산업은 최근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건축환경연구센터에서 '친환경.저(低)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갖고 전사적으로 친환경 건축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시공능력 평가 1위인 대우건설은 입주를 시작한 은평뉴타운 1지구 C공구 푸르지오 단지에 벽면 녹화(綠化),옥상 녹화를 시도해 도시 열섬 현상(도심 기온이 외곽보다 높은 현상)을 완화하고 냉.난방 에너지 사용을 줄였다. '쓰레기 이송.소각 일괄 처리 시스템'을 갖춰 주거환경의 쾌적함도 높였다. 포스코건설은 송도국제업무단지를 친환경 도시(에코도시)로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다른 도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도록 설계했다. 회사 차원에서는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의 친환경 전략인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친환경 건축물을 짓겠다는 의지를 '에코 프로젝트(Eco-project)'를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 2004년부터 실시된 에코 프로젝트는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실내 공기를 개선하는 등 환경과 관련한 모든 사항에 영향을 미친다.

실례로 대림산업은 벽지와 마루바닥을 시공할 때 업계 최초로 수성 우레탄을 접착제로 사용했다. 인체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시공이 다소 어려워지더라도 유성 접착제를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새집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기술을 매뉴얼로 만들어 체계화하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에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일본 등에서 박사급 인력을 대거 채용하는 등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 군포시에 지은 '산본 2차 e-편한세상'이 2008년 한경 주거문화대상 웰빙아파트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것도 친환경 아파트를 만들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사실 에코 프로젝트는 2003년 시작한 '건강 아파트 만들기'의 연장선이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생태계 자원절약 운동 위생 안전 유지관리 서비스 등 6가지 항목에 대한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이달 초 대전시 대덕연구단지 내 건축환경연구센터에서 '친환경.저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2012년까지 '에코 3리터 하우스'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친환경에 대한 개념을 에너지 절약으로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것이다. 에코 3리터 하우스란 풍력 태양광 지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당 연간 3리터(등유)로 아파트의 냉.난방이 해결되는 주택이다. 지금까지는 16리터를 사용해야 했다.

김종인 대림산업 사장은 "다음 세대까지 물려줘야 하는 건축물이야말로 친환경 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해야 할 대상"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소비자 만족을 극대화하는 것을 물론 환경과 관련한 사회적인 비용도 줄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