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창수(36.테일러메이드)가 미국 PGA투어 존디어클래식(총상금 420만달러.우승상금 73만8000달러)에서 최경주-앤서니 김에 이어 세 번째 한국인 챔피언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위창수는 11일(한국시간)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디어런TPC(파71.7257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7언더파 64타를 쳐 켄 듀크(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에 나섰다.

다음 주 열리는 브리티시오픈을 앞두고 상위 랭커들이 대부분 현지 적응을 위해 영국으로 건너갔기 때문에 위창수로서는 생애 첫승을 노려볼 만하다. 위창수는 올해 EDS바이런넬슨챔피언십 공동 7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지만 12개 대회에서 7차례 '톱25'에 드는 안정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는 지난해 US뱅크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2위가 투어 최고 성적이다.

이날 천둥 번개로 경기가 2시간여 지연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위창수는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94.5야드였으며 세 차례만 페어웨이를 벗어났을 정도로 정확도가 돋보였다.

특히 성적과 직결되는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은 83.3%나 됐다. 퍼팅 수도 27개로 무난한 수준이었다.

10번홀(파5)에서 기분 좋은 버디로 경기를 시작한 위창수는 13번홀 버디에 이어 17번홀부터 1번홀까지 3개홀에서 4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했다. 17번홀(파5) 이글에 이어 18번,1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터뜨린 것.그는 7번홀(파3)에서 버디를 보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올해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케니 페리(47.미국)가 6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2위로 따라붙은 것이 신경 쓰이는 대목.라이더컵에 출전할 생각으로 브리티시오픈도 건너뛰고 B급 대회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페리는 6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지 않았다면 공동 선두에 합류할 수 있었다. 페리는 이날 오전 3시30분 숙소인 호텔에서 화재경보가 울리는 바람에 대피소동을 벌여 숙면을 취하지 못한 채 첫날 경기에 나섰다고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