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캠프데이비드 회담에 이어 9일 도야코 G8 정상회의장에서 두 번째 만난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서로 껴안고 등을 두드리며 친밀감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에게 이 대통령을 직접 소개하면서 "이 대통령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며 "교회에서 오랫동안 주차 안내 봉사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감동했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양국 간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인생이라는 게 시련과 도전의 연속"이라며 "의도한 대로 쉽게 되지 않는 법이다. 임기 초에 겪은 게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쇠고기 파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대통령에 대한 위로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해줘야 할 일이 있다"고 말하자 부시 대통령은 즉각 "FTA(자유무역협정)를 말하는 것 아니냐.의회통과를 약속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해 반드시 추진해 갈 것이고,이른바 쇠고기 문제로 인해 (FTA 추진) 의지가 약해진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강해졌다"고 대답했다.

이 대통령이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을 연내에 확실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부시 대통령이 이를 확약하며 배석했던 관계자에게 챙겨보라고 지시했다.

한ㆍ미 정상회담은 당초 1시간 예정돼 있었지만 40분 만에 끝난 것을 두고 양국 간 불편한 기류가 형성된 게 아니냐는 뒷말을 낳았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도 회담을 갖고 에너지 자원 및 첨단 우주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 사업 및 러시아 가스관의 한반도 통과 등 남ㆍ북ㆍ러 3각 협력 사업의 진전을 위해서도 노력하기로 했다.

도야코=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