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저점을 찍은 '검은 화요일' 직후인 9일 낙폭과대株들이 일제히 반등에 나서고 있다.

건설과 조선, 증권, 은행 등 대형주들의 탄성강도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9일 오후 1시2분 현재 조선 대표株 현대중공업이 전날보다 1만500원(3.54%) 오른 30만7000원에 거래되며 7거래일만에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을 비롯해 대우조선 인수에 따른 자금부담 우려로 약세를 보인 STX조선도 1150원(4.39%) 오른 2만7350원을 기록 중이다.

현대미포조선은 2.47% 오른 18만6500원에 거래되며 무려 10거래일의 내림세를 마감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도 2% 후반의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경기 둔화로 침체 일로를 걸어온 대형 건설주도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가 급속히 유입되면서 튀어오르고 있다.

코오롱건설이 6거래일만에 5.85% 급등하며 상승세로 돌아섰고, GS건설도 3.27% 오른 9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이 밖에 경남기업과 금호건설, 벽산건설 등도 1-2% 오름세다.

유가 직격탄을 맞으며 불시착 직전까지 몰렸던 대한항공도 국제유가 반락 소식과 더불어 5.82% 상승한 채 거래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도 6.54% 급등했다.

아울러 해운주들도 그동안 낙폭을 축소하며 강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해운이 7.67% 오른 채 거래되고 있고, 흥아해운은 8.6%까지 뛰었다. STX팬오션도 4.58% 오른 1940원을 기록하며 2000원대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과도하게 주가가 흘러내렸던 증권과 은행주들의 반발매수세가 거세다.

대형 증권주 중 미래에셋증권이 6.54%까지 올랐고, 대신증권과 대우증권, 동양종금증권 등도 1-4%대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주사 전환 불발 우려로 낙폭이 컸던 국민은행은 4.73%까지 상승한 채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매도권에 들어선 만큼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경우 실적을 겸비한 단기 낙폭과대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증권과 은행, 건설, 조선주들의 약진은 1차적으로 최근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 유입이 주된 이유"라며 "이제 2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실적이 발표되면 펀더멘털에 따라 종목별 상승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도 "현재 코스피 주요 지표는 절대적인 과매도권"이라며 "투자심리선과 이격도(20일)는 각각 20%와 90 수준으로 1월말 이후 최저치며, PBR은 1.3배 수준으로 청산가치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고유가 등 불확실한 대외여건으로 가격메리트와 기업실적이 시장의 호응을 얻기는 어려워도 무시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 따라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경우 실적을 겸비한 낙폭과대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대형주보다는 중소형, 코스닥주에 주목하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동부증권은 이날 아시아 증시가 전날 동반 급락하며 증시가 공포 그 자체였지만, 지금이 매도할 때는 아니라며, 투매를 지양하고 중소형주와 코스닥종목을 중심으로 낙폭과대 우량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임동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 바닥이 어디인지는 알기 어렵지만 코스피 지수가 1500선에 이른 현재, 주가가 국내 주식시장의 펀더멘털 대비 과소평가된 수준이라는 사실에는 신뢰를 갖고 있다”며 “최소한 지금이 주식을 정리해 손실 현실화에 나설 때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