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수익기반 악화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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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가 시작됐지만 월가 금융회사들은 우울하다.
하반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반기 못지않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란 게 월가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한계선상에 봉착하는 회사를 중심으로 인수ㆍ합병(M&A)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으로 홍역을 치렀던 월가 금융회사들은 올 하반기에도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CNN머니가 월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주택 경기 침체가 이어짐에 따라 모기지 추가 부실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M&A 위축 등으로 중개수수료 수입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 경제정보 제공업체인 톰슨로이터의 분석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속하는 금융회사들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를 제외한 S&P500지수 기업의 순이익이 12% 늘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회사들의 이익 감소세는 계속돼 올 연간 순이익은 18% 줄어들 것으로 톰슨로이터는 내다봤다.
2분기 중 상장 24년 만에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리먼브러더스와 UBS 등은 연간으로도 적자를 낼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지난 1분기에 각각 51억달러와 19억달러의 적자를 냈던 씨티그룹과 메릴린치는 2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이런 추세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천하의 골드만삭스도 연간 순이익이 작년보다 3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기지 부실 외에 시장 여건이 위축되고 있는 점도 금융회사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상반기 중 발표된 M&A는 6942억달러 규모로 30% 줄었다.
기업공개(IPO)도 69%나 급감했다.
M&A 중개나 IPO 주관을 통해 짭짤한 수수료 수익을 내던 투자은행들로선 수익원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의 자산상각과 자본확충은 하반기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회사들은 최근 1년간 4000억달러의 부실 자산을 손실처리하고,2130억달러의 신규 자본을 조달했다.
헨슬러 에쿼티 펀드의 펀드매니저인 테드 패리쉬는 "주요 금융회사들이 하반기에도 자본확충에 내몰릴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사업부를 매각하는 은행도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옵티크 캐피털의 애널리스트인 피츠패트릭은 "금융회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으면 최고경영자(CEO)를 바꾸는 등의 조치를 취하다가 그래도 여의치 않으면 결국 M&A 매물로 나오는 수밖에 없다"며 "회사 전체를 매각하거나 주요 사업부를 쪼개 파는 금융회사들이 조만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미국 정부가 투자은행의 파산 처리에 관한 법률 정비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부실 투자은행 파산이 다른 금융회사의 연쇄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논의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출석하는 오는 10일 하원 청문회 등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