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붐으로 해외 명품 브랜드 매장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지만 외국 유명 백화점은 국내에서 한 군데도 찾아볼 수 없다.

1988년 대구 동아백화점(화성산업)이 프랑스 쁘렝땅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서울 을지로 4가에서 2000년까지 쁘렝땅백화점을 운영한 것 외에는 국내에 외국계 백화점이 직ㆍ간접적으로 진출한 사례가 없다.

대형 마트에서 홈플러스(영국)ㆍ코스트코(미국),편의점에선 세븐일레븐ㆍ미니스톱(이상 일본) 등 외국계 유통업체가 성업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에는 왜 외국 백화점이 안 들어올까.

이에 대해 유통 전문가들은 백화점이 고객에게 상품뿐 아니라 문화적 가치도 제공해야 하는 특수한 업태라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백화점은 입점 지역의 문화적 특성과 소비 성향 등을 속속들이 파악해 상품 구성,인테리어,마케팅,서비스 등 운영 전반에 반영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외국 백화점들로선 한계가 있다는 것.윤영식 현대백화점 유통연구소장은 "이세탄,미쓰코시,다이마루 등 일본 백화점들이 유럽 주요 도시에 진출했다가 모두 철수한 것도 현지의 문화적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백화점 시장이 포화 상태인 점도 외국 업체가 진출하기 힘든 요인.노은정 신세계유통연구소 부장은 "백화점은 도심에서도 통행이 많은 핵심 상권에 자리 잡아야 하는데 국내 백화점들이 이미 전국의 핵심 상권을 선점하고 있어 외국 업체가 인수ㆍ합병(M&A)이 아닌 신규 출점 방식으로 진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