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작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의 숙적 조커로 열연한 故히스 레저가 아카데미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2일자 AP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분위기로는 지난 1월22일 28세의 나이에 요절한 레저는 자신의 사망 1주기인 내년 1월22일에 오스카상 후보로 지명될 수도 있다.

만일 그렇게 되면 레저는 아카데미 역사상 7번째로 사망한 뒤 후보지명을 받는 배우가 된다.

지금까지 사후에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로는 1929년 '편지'의 진 이글스, 1955년과 1956년 각각 '에덴의 동쪽'과 '자이언트'에 출연했던 제임스 딘, 1967년 '초대받지 않은 손님'의 스펜서 트레이시, 1976년 '네트워크'의 피터 핀치, 1984년 '그레이스토크'의 랄프 리처드슨, 1995년 '일 포스티노'의 마시모 트로이시 등이다.

물론 '다크 나이트' 같은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적지만 레저의 연기가 너무나 뛰어났기 때문에 '네트워크'로 남우주연상을 탄 피터 핀치 이후 두번째로 사후에 오스카상을 받는 배우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핀치는 사망한 지 두 달 뒤에 오스카상을 받았다.

18일 미 전국에서 개봉되는 '다크 나이트'에서 레저의 조커 연기는 1989년 '배트맨'에서 잭 니컬슨이 보여준 조커 연기에 비교해서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니컬슨은 골든 글로브 시상식 후보에는 올랐지만 아카데미상 후보 지명은 받지 못했다.

특히 최근 오스카상이 악역에 돌아가는 경향이어서 레저가 상을 받을 수도 있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2001년 '트레이닝 데이'의 덴젤 워싱턴, 2003년 '몬스터'의 샬리즈 시어런, '라스트 킹'의 포레스트 휘태커, '마이클 클레이튼'의 틸다 스윈튼, '데어 윌 비 블러드'의 대니얼 데이 루이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 등이 모두 악역으로 아카데미상을 가져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해원 통신원 matrix196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