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그룹은 터키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평가받는다.

에너지 전자 자동차 금융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117개 계열사를 거느린 이 나라 최대 그룹이다.

터키 국내총생산(GDP)의 9%,총수출액의 11%를 차지한다.

이스탄불 증시에 상장된 코치그룹 계열사는 모두 18개사로 시가총액은 전체의 16%에 달한다.

코치홀딩스는 지주회사로,2일 현재 시가총액이 63억8400만리라(약 51억4200만달러)에 이른다.

코치그룹 창업자는 베흐비 코치다.

1926년 앙카라에서 작은 식료품 가게를 연 그는 무역업으로 성공을 거둬 1940년대 터키의 산업화에 발맞춰 외국 선진 기업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제조업 분야에 활발히 투자했다.

1948년 미국 GE와 협력해 터키 최초의 전구공장을 세운 것을 비롯,가전제품 자동차 등에서 해외 최고 기업들과 제휴를 맺어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가전업체인 아르첼릭은 이 그룹의 간판기업으로 지난해 66억리라(약 53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시장점유율 57%를 차지했다.

러시아 루마니아 중국 등에 공장을 두고 세계 100여개국에 냉장고 TV 등을 수출하고 있다.

또 LG와 합작으로 터키에 에어컨 생산공장을 설립해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선 미 포드와 손잡고 포드 오토산을 설립,1959년부터 승용차와 상용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7년 9월 현재 터키 시장점유율 16.9%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이탈리아의 피아트와 함께 설립한 토파스는 연간 생산능력이 36만대로,시장점유율이 12%에 이른다.

코치그룹은 최근 에너지 분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2006년 연간 2760만t의 정제능력을 갖춘 국영 정유업체인 투프라스를 인수했다.

또 터키 LPG(액화석유가스)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LPG 공급업체 아이가즈도 코치그룹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블렌트 불굴루 코치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국영전력회사를 인수할 뜻도 비치고 있다.

지난해 코치그룹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14% 늘어난 395억달러에 달했다.

순이익은 17억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코치홀딩스 주가는 올 들어 42%가량 떨어져 지난 2일 이스탄불 증시에서 3.18리라로 거래를 마쳤다.

터키 리라화의 가치 하락 여파로 해외부채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 데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0% 줄어든 1억6600만달러에 그치는 등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수익비율(PER)은 2.78배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