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오바마 바람 보면서 그림 그리겠다" … 6개월간 美연수 떠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2일 "최근의 남북관계를 보면 안타깝다"면서 "우리가 주인임에도 국외자가 돼있는 느낌"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6개월간의 연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10년간 쌓아온 정상궤도에 역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이 전면적인 협력으로 가고 북한이 미국,일본과도 관계 개선에 나선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국가이익에 대단히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촛불집회를 보면서 국민의 위대함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꼈다"며 "지난 대선이 저만의 실패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국민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연수하면서 사람도 만나고 책도 읽고 기운을 보충하겠다"며 "지난 10년간 잘 나가던 미국에서 젊은 오바마가 뜨는 이유를 지켜보면서 저 나름의 그림도 그려보겠다"고 재기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에서 6개월간 초청교수 자격으로 머문 뒤 중국으로 건너가 칭화대에서 5개월가량 공부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