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6개월 부시와 3번 회동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위가 두 달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 부시 대통령이 오는 8월 초 한국을 답방키로 한 것은 한미동맹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데니스 와일더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1일 부시 대통령이 8월 초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길에 한국을 공식 방문키로 했다면서 오는 8월 5.6일에 한국을 답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의 연내 답방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일각의 의혹을 말끔히 씻어내게 됐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후 50여 일 만에 미국을 방문, 한미간 `글로벌 파트너십'을 선언했을 때 이른 시일 내 한국을 답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외교가에선 부시 대통령이 7월 초 일본에서 열리는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의 참석 때 한국을 답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 4월 한미간에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뒤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시위가 계속 되면서 부시 대통령의 7월 답방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일부에선 부시 대통령이 서울이 아닌 제주도에서 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는 주장과 부시 대통령의 한국 답방이 무기한 연기될 것이라는 등 한미정상간 만남을 둘러싼 여러 억측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던 중 백악관이 부시 대통령의 G-8 정상회의 참석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시 대통령이 일본만 들를 것이라고만 발표, 7월 답방이 순연됐음이 확인됐고 외교가에선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한미 양국 정상간 외교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증거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백악관은 다만 부시 대통령이 G-8 정상회의 때 일본에서 이 대통령을 만날 것이고 8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 때 한국 방문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연내 답방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명확히 일정을 밝히지 않아 부시 대통령의 답방을 놓고 한미간 이상기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1일 백악관이 부시 대통령의 8월 초 답방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부시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캠프데이비드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이달 초 일본 G-8 정상회의에서 만나고 내달 초 한국에서 또다시 만나 개인적인 유대를 다지고 양국간 현안 해결 및 관계증진을 위해 머리를 맞대게 됐다.

한미 정상이 6개월 만에 상대방의 국가를 상호 방문하는 등 3차례 회동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지만 쇠고기 문제가 결코 양국 동맹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부시 대통령의 답방이 한국 내 반미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양국 정상이 쇠고기 문제나 북핵문제 등 양국간 현안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난국을 돌파하고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한국 답방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등 `위기'에 처한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모종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