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조원 규모의 물 비즈니스 시장을 잡아라."

각국에서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물이 '블루골드(Blue Gold)'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신흥국을 중심으로 물 부족으로 인해 공장 가동마저 어려워지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수처리 사업 등을 하는 '물 메이저'들은 떼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1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유럽 기업들이 물 비즈니스를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일본 업체들도 공세에 나서면서 시장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닛케이비즈니스가 최신호(6월30일)에서 보도했다.

일본 화학업체인 도레이에 따르면 물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2005년 60조엔(약 600조원)에서 2025년 111조엔(약 1110조원)으로 두 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 약 300조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자동차시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경제가 급성장하고 인구가 늘고 있는 중국 등 신흥국들이 물 비즈니스의 주력 시장이다.

오는 8월 올림픽을 앞둔 중국 정부는 제11차 경제개발계획(2006~2010년)에서 1조위안(약 150조원) 이상을 물 관련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물 비즈니스에선 상하수도 운영과 해수 담수화 사업이 가장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프랑스와 미국 기업들이 앞서가고,싱가포르와 일본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상하수도의 경우 프랑스 수에즈와 베올리아,독일 RWE 등 3사가 2005년까지 민영화된 세계 상하수도 프로젝트의 80%를 싹쓸이했다.

RWE가 2006년 물 사업 부문을 투자은행에 매각하면서 현재는 프랑스 회사들이 독주하고 있다.

1858년 창업한 수에즈는 수에즈운하 건설로 유명하며,1853년 설립된 베올리아는 60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양사 모두 연간 물 사업 매출이 1조엔을 넘어 GE(2300억엔)를 크게 앞선다.

GE는 2005년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환경산업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선언한 뒤 물 사업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플라스틱 사업부를 사우디아라비아에 파는 대신 엔지니어링,약품업체 등 물 관련 회사를 잇따라 사들이는 등 경영자원을 물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금융 IT(정보기술)와 함께 물을 3대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2010년까지 약 2500억원을 물 관련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뉴워터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다.

물 사업을 총괄하는 공공사업청(PUB) 관계자는 "현재 세계 물 비즈니스에서 1%인 점유율을 2015년까지 3%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 비즈니스의 허브가 된다는 목표 아래 지난달 말 제1회 '국제 물주간 회의(IWC)'도 개최했다.

일본은 정부와 업계가 손잡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집권 자민당은 작년 말 장기 전략을 만드는 '물의 안정보장연구회'를 발족해 업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후지전기홀딩스와 가이시가 수처리 사업부를 통합,일본판 메이저인 메타워터를 설립했다.

자금력과 정보력이 뛰어난 미쓰이물산 마루베니 등 종합상사들도 해외 플랜트 건설에 적극 뛰어들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