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6월 마지막 날이다. 하루 자고 나면 7월이 시작되지만, 달이 바뀐다고 해서 부정적이던 대외 여건이 크게 좋아질 기미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오는 7월 3일에 잡혀 있는 ECB(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코앞에 닥친 악재다.

한양증권은 “ECB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달러 강세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워 유가안정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은 ECB 금리 인상 가능성에다, 미국의 실물경제지표의 추가 악화 경향이 짙은 점을 우려했다.

7월에 시작될 실적시즌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솔솔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저효과와 환율효과를 감안해 깜짝 실적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대증권의 류용석 애널리스트는 “2분기 중 환율 효과로 EPS(주당순이익) 증가가 있지만 6개월 시차를 두고 비용 부분에 물가상승분이 반영될 수 있고, 가격 전가도 여의치 않아서 향후 EPS 하향 조정 위험이 잠재되어 있다”며 “기대만 크고 실속은 없는 소문난 잔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의견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정 속에서 기업 실적 추정 컨센서스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시장의 비이성적 하락 아니면 애널리스트 추정치가 과하다는 뜻”이라면서 “그러나 추정치는 늘 시장에 후행해 왔고, 시장은 항상 옳았다”는 시각이다.

한양증권의 김지형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되지만 재상승의 발판보다는 하방경직성을 지원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7월이 나쁘긴 하겠지만, 하반기의 저점이 되면서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신영증권은 7월 초순에 최저선을 찍고 반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 증시의 불안은 금리인상에 따른 긴축 우려 측면이 크지만 글로벌 경제에 영향이 큰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며 “인플레→공격적 금리인상→증시 밸류에이션 추락 등의 악순환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김 팀장은 “인플레의 후행성을 검토하는 기간이 필요하고, 급격한 금리인상 전환은 연준의 금리인하 정책이 실수라는 것을 자인하는 결과인데다, 과거 미국 금리동결기 평균 기간과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물론 인플레 상황의 급박성이 과거 평균적 금리동결 기간과 같은 통계를 한 순간에 무력화시킬 수도 있지만, 미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바닥권 탈출에 실패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이 올해 중 단행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2분기 실적 우려 역시, “인플레에 따른 기업의 비용 부담을 걱정하는 시각이 있지만, 이는 내수주에나 해당되고, 수출주들은 신흥시장에 기반하고 있어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이다. 신흥시장은 인플레라 해도 수요 견인에 의한 것이라 수출주의 이익 성장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무튼 하루 앞으로 다가온 7월은 올해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한다. 두렵긴 해도 7월을 인내하며 다가올 새벽을 기다려보자.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