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친정체제 강화로 개혁 탄력
신용대표 첫 외부인사 임명 관심

농협의 고위 경영진 전원이 사표를 제출,농업경제부문 대표만 반려되고 나머지는 모두 수리됐다.

후임자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결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농협 개혁을 추진 중인 최 회장의 친정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는 박석휘 전무,정용근 신용부문 대표,김경진 농업경제부문 대표,정공식 조합감사위원장 등 4명이 지난 27일 최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최 회장은 이 가운데 김경진 농업경제 대표를 제외한 3명에 대한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자 인선에 착수했다.

농협 관계자는 "김 대표는 농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조원대의 농기계 임대사업 등을 추진해야 할 위치에 있어 사표가 반려됐다"고 설명했다.

신임 조합감사위원장은 최 회장이 임명하며 후임 전무와 신용 대표는 최 회장이 추천한 뒤 300여명의 조합장들로 구성된 대의원 회의에서 과반수 동의를 얻으면 공식 선출된다.

대의원 회의는 오는 11일 열린다.

이번에 퇴임한 임원들은 모두 작년 7월1일 선출돼 임기가 1년가량 남아 있었다.

농협 측은 일괄 퇴진 배경과 관련,"최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농협개혁 작업을 지원하고,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정대근 전 회장 체제에서 선출돼 최 회장이 새로운 경영철학을 펴는 데 함께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능력 중심의 인사와 성과급 체계 강화 등 최 회장이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농협 개혁 과제가 적극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특히 대대적인 변화를 위해 후임 신용 대표는 사상 처음으로 외부 인사가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농협중앙회 사외이사가 된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차관과 김중회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농협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의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는 명망 있는 외부 인사가 신용사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외부 인사가 농협 신용사업을 맡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다.

내부 인사 중에서는 농협중앙회 상무를 지낸 이복영 농협자산관리 대표와 이정복 NH무역 대표 등이 신용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인식/정인설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