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명의 학생들이 앉아있는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과학실에 낯선 선생님 3명이 들어섰다.

'일일 선생님'은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연구원들.리니어(선형) 모터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 뒤 학생들이 직접 자기부상 열차의 추진원리로 사용되는 리니어 모터카를 만들도록 했다.

학생들이 모터카를 만들고 있는 사이,연구원들은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하며 하나씩 의문점을 풀어줬다.

30분쯤 지나자 여기저기서 '와~'하는 함성이 터졌다.

자동차 모형을 2열 알루미늄관에 올리고 전원을 연결하자 소리 없이 스르르 움직였기 때문이다.

알루미늄관은 레일 역할을 했다.

모형이 레일 끝에 다다르자 학생들은 얼른 전지 양극을 바꿔 연결했다.

모터카는 후진하기 시작했다.

전류 방향을 바꾸자 힘의 방향도 전환된 것.학생들은 그림으로만 보던 플레밍의 왼손법칙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모비스가 한 달에 한 번씩 열고 있는 특별 과학수업인 '주니어 공학기술 교실'의 풍경이다.

학습 주제는 '달려라 리니어 모터카'.

초등학생이 대상인 주니어 공학기술 교실은 2005년 3월부터 시작됐다.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미래 공학도를 양성하기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초기에는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가 있는 경기도 용인의 교동초등학교에서 진행됐다.

2006년부터 경영진의 특별 지시로 이공계 인재육성 프로그램인 '노벨 프로젝트'를 수립하면서 용인지역 2곳 이외에 울산과 충남 천안,경남 창원 등의 초등학교를 추가했다.

노벨 프로젝트란 노벨상을 받을 만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초등학생 때부터 기초과학에 관심을 갖도록 해주자는 취지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현대모비스는 공학교실을 위해 연구원 28명을 따로 뽑아 정ㆍ부 교사 체제를 갖췄다.

공학한림원에서 개발한 학습재료를 사용해 수업을 진행하고,학생들이 직접 실습하며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키우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공학교실에 참여한 학생 중 우수 학생을 선발,매년 4~5월 집중 개최되는 시ㆍ도별 과학경진대회에 출전하도록 특별지도를 병행한다.

현대모비스는 고등학생의 로봇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모비스배 스페이스 챌린지 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일선 교육 현장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현장 학습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은 "많은 학생들이 재미있는 과학실험을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를 키워가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과학영재를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