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의 '하반기 재테크시장 전망' 설문조사에 응한 10명의 프라이빗 뱅킹(PB) 부문 담당 임원들은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4분기에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침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시장의 경우 수요가 꾸준한 중ㆍ소형 주택들에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최근 몇 년간 최고의 인기 투자상품으로 떠오른 펀드의 경우 "원자재 생산이 많은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임원들은 조언했다.


◆주식시장은 4분기부터 회복될 듯

주식시장에 대해 대다수 임원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지루한 약세를 보이다가 4분기부터는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승서 우리은행 PB사업단장은 "세계 주요국들의 긴축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4분기부터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장도 "3분기 말을 지나면서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악재들이 사라지면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여건이 여러모로 안좋은 가운데에도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는 이구동성으로 수출 실적이 뒷받침될 것으로 예상되는 IT주와 자동차주를 꼽았다.

10명의 임원 가운데 7명은 꼭 집어 IT주와 자동차주 가운데 하나를 추천했고,나머지 3명도 △통신(전희수 씨티은행 본부장) △대형가치주(정대용 SC제일은행 상무) △환율 및 수출관련주(박미경 한국증권 상무)를 꼽아 사실상 IT 또는 자동차주의 손을 들어줬다.

◆무주택자는 내집마련 나서야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종목에 따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상당수 임원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 기상도를 △주택시장=흐림 △토지시장=흐림 △빌딩시장=대체로 맑음으로 내다봤다.

박찬 신한은행 PB고객그룹 부행장보는 "고유가 물가상승 경기침체 등 경제적 요인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정부도 규제완화에 쉽게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빌딩 등 일부 수익형부동산은 공급보다 수요가 여전히 많아 임대수익 이외에도 자본이익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여전히 침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에서도 무주택자는 하반기에 내집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순현 국민은행 PB사업본부장은 "내집마련을 위해 필요한 총자금의 60∼70%를 현금으로 보유한 무주택자라면 하반기에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며 "광교신도시 등 수도권 유망지역에는 반드시 청약하고 기존주택은 급매물 위주로 노리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4분기 이후'를 매수타이밍으로 꼽은 전문가도 있었다.

이승서 우리은행 PB사업단장과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장이 "잠시 기다렸다가 4분기 이후에 내집마련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자원부국 펀드 노려라

작년 4분기 이후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수요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브릭스 펀드 등 자원부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투자를 고려해봄직하다는 게 PB담당 임원들의 충고다.

정종옥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전무는 "고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 등에 따라 당분간 에너지 및 자원부국 펀드의 수익률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도하게 빠진 선진국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노리는 '역발상' 전략을 주문한 전문가도 있었다.

박미경 한국증권 상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가격이 많이 빠진 선진국 금융회사에 투자하는 펀드를 하반기 추천 펀드로 꼽았다.

김순현 국민은행 본부장의 경우 다른 국가의 주식에 비해 저평가 돼 있는 일본펀드에 투자해볼 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유 중인 자산 가운데 국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늘리라는 조언도 나왔다.

김선문 우리투자증권 PB전략센터장은 "한국 주식시장의 낙폭이 다른 이머징 마켓과 비교해봐도 상대적으로 과하기 때문에 국내 주식형 펀드의 투자 비중을 해외펀드 대비 2배 수준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며 "해외펀드 가운데는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브릭스펀드에 관심을 갖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