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를 면도칼로 베어서라도 먹지 말라? … '프로아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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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거부하는 병 '거식증'을 예찬하는 사람들이 화제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뉴스추적'에는 마른 몸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집중 취재했다.
방송에는 폭식으로 1년째 고통을 겪고 있는 22살의 지연씨(가명)가 등장해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지연씨는 한때 96kg까지 나가는 거구였지만 다이어트를 통해 총 40kg을 감량했다.
하지만 다시 살이 찔 것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습관적으로 구토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녀는 소원하던 마른 몸을 얻었지만 지나친 강박관념으로 건강 등 모든 것을 잃었으며, 날씬해진 후 행복한 순간이 단 한번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방송은 또 서구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 불고 있는 '프로아나' 열풍을 소개했다.
'프로아나'란 찬성과 옹호를 의미하는 'Pro'와 거식증의 영어 단어인 'anorexia'의 합성어로 마른 몸를 위해 거식증에 걸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거식증은 폭식과 구토의 악순환에 시달리는 식이장애를 뜻하는 단어이지만 10.20대 일부 젊은 여성들이 맹목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거식증에 걸리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프로아나' 열풍은 미국과 유럽에서 20대 여성에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은 "우리끼리 거식증 환자를 '로망'이라고 부른다"라며 "거식증 환자가 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까 자책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마음을 가진 회원 숫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진의 취재결과 프로아나 여성들은 거식증이 되기 위한 십계명을 지키는 등의 구체적인 행동까지 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추려보면 '배고플 때는 화장실 청소를 해라' '칼로리는 언제나 계산해야 한다' '역겨운 행동을 해서 입맛을 달아나게 해라' '혀를 면도칼로 베어서라도 먹자 말라' 등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는 '거식증의 끝은 죽음이다"라며 '프로아나'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