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몰이해가 정치·종교 충돌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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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자 성신여대 교수, 생명에 관한 통합이론 주창
"우주의 본질인 생명에 관한 진지(眞知·참지식)의 빈곤이 전 지구적 생태 재앙과 정치적·종교적 충돌,인간 실존의 위기와 같은 총체적 난국을 초래하고 있어요.
오늘날 인류가 처한 딜레마가 다양한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는 모두 생명 문제에서 파생된 겁니다.
물리(物理)와 성리(性理),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통섭하는 보편적 지식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채 생명에 관한 지식의 파편들만 난무하고 있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이죠."
최민자 성신여대 교수(53)는 이렇게 '생명론'을 주창한다.
정치사상사를 전공한 정치학자라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뜻밖이다.
하지만 최 교수는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종교와 학문이 각각 분점해온 데다 학문마저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으로 분리돼 궁극적 진리를 보지 못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가 최근 출간한 ≪생명에 관한 81개조 테제≫(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는 종교와 종교학,정치학,생물학,물리학 등을 넘나들며 우주의 본질을 생명의 관점에서 규명한 책이다.
이를 통해 최 교수는 인류와 우주자연에 관한 새로운 자각과 이를 토대로 한 인간과 지구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촉구한다.
"모든 물질은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띤다는 현대 물리학의 발견은 동양철학의 유기론적 세계관과 유사해 물리학 비전문가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여기서 확인된 생명의 파동적 성격은 우주가 상호연관과 상호의존의 구조로 이뤄져 있음을 입증하기 때문이죠.따라서 모든 생명은 본래 분리될 수 없는 절대 유일의 '하나'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그 하나 하나에 우주의 '참본성'이 들어있습니다.그래서 생명은 존엄한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우주의 '참본성'은 생명의 본체이며 '참나',하늘,신,하느님,하나님,도(道),태극,불(佛),브라흐마,우주의 섭리,신성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같은 의미다.
이름을 무엇이라고 하든 본질은 같다는 얘기다.
이 참본성의 작용으로 우주 만물이 생겨나고 참본성과 만물의 작용이 합일(合一)하면서 우주의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본체(참본성)-작용-본체와 작용의 합일'을 생명의 '3화음적 구조'라고 이름짓고,이를 81자의 짧은 문장에 우주만물의 생성과 구성 및 변화원리를 담고 있는 천부경(天符經)을 연구하다 확실히 깨달았다고 했다.
"불교에서 깨달음을 법신·보신·화신의 3신으로 설명하는 것,기독교의 삼위일체,우리 상고시대의 천지인(天地人)합일 사상 등이 생명의 '3화음적 구조'를 보여주는 것이죠.우주만물에 불성이 깃들어 있다고 하는 것,내 안에 하나님의 영이 계신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유일신' 논쟁은 무의미하다.
생명은 본래 분리할 수 없는 절대 유일의 '하나'인 까닭이다.
다만 이 '하나'는 자기복제를 통해 우주 만물에 두루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진리 그 자체인 유일신은 특정 종교의 신도 아니요 섬겨야 할 대상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각 종교의 역할은 무엇일까.
최 교수는 "종교는 궁극적 진리로 향하는 안내자일 뿐"이라며 "성직자의 마지막 사명은 종교의 벽 속에 가둬놓은 하늘(유일신)을 만인의 하늘로 되돌려주고 사라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생명경시 풍조는 생명의 본질을 보지 못하는 왜곡된 인식 때문"이라며 "인류의 생명권에 대한 자각 없이는 평화란 한갓 헛된 신념을 추동하는 이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우주의 본질인 생명에 관한 진지(眞知·참지식)의 빈곤이 전 지구적 생태 재앙과 정치적·종교적 충돌,인간 실존의 위기와 같은 총체적 난국을 초래하고 있어요.
오늘날 인류가 처한 딜레마가 다양한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는 모두 생명 문제에서 파생된 겁니다.
물리(物理)와 성리(性理),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통섭하는 보편적 지식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채 생명에 관한 지식의 파편들만 난무하고 있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이죠."
최민자 성신여대 교수(53)는 이렇게 '생명론'을 주창한다.
정치사상사를 전공한 정치학자라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뜻밖이다.
하지만 최 교수는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종교와 학문이 각각 분점해온 데다 학문마저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으로 분리돼 궁극적 진리를 보지 못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가 최근 출간한 ≪생명에 관한 81개조 테제≫(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는 종교와 종교학,정치학,생물학,물리학 등을 넘나들며 우주의 본질을 생명의 관점에서 규명한 책이다.
이를 통해 최 교수는 인류와 우주자연에 관한 새로운 자각과 이를 토대로 한 인간과 지구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촉구한다.
"모든 물질은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띤다는 현대 물리학의 발견은 동양철학의 유기론적 세계관과 유사해 물리학 비전문가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여기서 확인된 생명의 파동적 성격은 우주가 상호연관과 상호의존의 구조로 이뤄져 있음을 입증하기 때문이죠.따라서 모든 생명은 본래 분리될 수 없는 절대 유일의 '하나'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그 하나 하나에 우주의 '참본성'이 들어있습니다.그래서 생명은 존엄한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우주의 '참본성'은 생명의 본체이며 '참나',하늘,신,하느님,하나님,도(道),태극,불(佛),브라흐마,우주의 섭리,신성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같은 의미다.
이름을 무엇이라고 하든 본질은 같다는 얘기다.
이 참본성의 작용으로 우주 만물이 생겨나고 참본성과 만물의 작용이 합일(合一)하면서 우주의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본체(참본성)-작용-본체와 작용의 합일'을 생명의 '3화음적 구조'라고 이름짓고,이를 81자의 짧은 문장에 우주만물의 생성과 구성 및 변화원리를 담고 있는 천부경(天符經)을 연구하다 확실히 깨달았다고 했다.
"불교에서 깨달음을 법신·보신·화신의 3신으로 설명하는 것,기독교의 삼위일체,우리 상고시대의 천지인(天地人)합일 사상 등이 생명의 '3화음적 구조'를 보여주는 것이죠.우주만물에 불성이 깃들어 있다고 하는 것,내 안에 하나님의 영이 계신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유일신' 논쟁은 무의미하다.
생명은 본래 분리할 수 없는 절대 유일의 '하나'인 까닭이다.
다만 이 '하나'는 자기복제를 통해 우주 만물에 두루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진리 그 자체인 유일신은 특정 종교의 신도 아니요 섬겨야 할 대상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각 종교의 역할은 무엇일까.
최 교수는 "종교는 궁극적 진리로 향하는 안내자일 뿐"이라며 "성직자의 마지막 사명은 종교의 벽 속에 가둬놓은 하늘(유일신)을 만인의 하늘로 되돌려주고 사라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생명경시 풍조는 생명의 본질을 보지 못하는 왜곡된 인식 때문"이라며 "인류의 생명권에 대한 자각 없이는 평화란 한갓 헛된 신념을 추동하는 이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