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 등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은 '신금융자본주의' 발전에 따른 것이며 이는 금융뿐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4일 '신금융자본주의,새로운 금융 패러다임과 세계경제'를 주제로 한 창립 22주년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금융자본주의란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와 금융의 탈규제화를 통해 형성된 새로운 금융체제를 말한다.

20세기 초반 자유방임주의 속에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융합에 의해 형성된 전통적 금융자본주의와는 구분된다.

삼성연은 신금융자본주의의 가장 큰 특징으로 펀드화를 꼽았다.

'저축에서 투자로' 금융시장의 패턴이 바뀌면서 '펀드자본주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전 세계 금융자산 중 은행예금의 비중은 1980년 42%에서 2006년에는 27%로 감소했다.

반면 전 세계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2000년 11조8000억달러에서 지난해 25조8000억달러로 커졌다.

또 금융회사 간 업무장벽 철폐와 자산유동화,신흥시장의 자본시장 개방 확대로 금융의 복합화와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신금융자본주의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신금융자본주의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효율적 자원 배분으로 세계 경기의 변동성 축소와 경제성장률 제고에 기여한 점,금융부실 발생시 자산유동화를 통한 시장 자체의 처리 능력 개선 등은 긍정적 측면으로 꼽힌다.

또 신용디폴트스와프(CDS) 등 파생상품 시장이 발전하면서 각종 신용위기가 사전에 포착되는 점도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요인이다.

반면 통제받지 않는 자본이동과 과도한 빚을 내서 투자하는 '레버리지 기법' 등은 금융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브프라임 사태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또 펀드자본주의의 발전으로 장기적인 사업전략을 짜는 경영진과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투자가 등 주주 사이에 긴장이 형성되는 점도 기업 경영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신금융자본주의 아래에선 금융과 실물 불안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동시에 금융감독당국 등의 대처 능력도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