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던 시절 한 끼 식사를 값싸고 간편하게 해결해 주던 라면은 1963년 9월15일 10원짜리 삼양라면이 처음 등장한 이후 40여년 동안 가장 서민적인 식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원조 삼양라면부터 현재 시판되는 무수한 라면에 이르기까지 라면 면발은 왜 한결같이 꼬불꼬불할까.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엄청난 라면 길이 때문.라면 한 봉지에 들어가는 면발은 75~80가닥이고,한 가닥 길이는 약 65㎝이다.

면발을 죽 늘어놓으면 49~53m나 된다.

작은 라면 봉지 안에 큰 부피의 면발을 담으려면 꼬불꼬불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

둘째,면을 튀기는 공정에서 단시간 내 많은 기름을 흡수되게 하거나 라면을 조리할 때 시간을 단축하는 데도 직선형보다 곡선형 면발이 유리하다.

이정근 농심 면마케팅팀장은 "곡선형 면발은 끓일 때 꼬불꼬불한 빈틈으로 뜨거운 물이 스며들어가 조리시간을 줄이면서 수프가 면발에 제대로 배게 해주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셋째,얇고 곧은 국수류에 비해 서로 얽힌 꼬불꼬불한 면발이 유통과정에서 파손 예방과 취급이 용이하다.

반면 우동 면발이 일직선인 이유는 라면과 달리 튀기거나 건조하지 않은 생면(生麵)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라면과 우동에 쓰이는 밀가루가 다르다.

CJ제일제당 면제조팀 관계자는 "밀가루는 달라붙는 힘에 따라 박력(薄力).중력.강력분으로 나뉘는데 라면은 중력분 밀가루를 쓰고,우동은 강력분을 주로 쓴다"며 "우동을 꼬불꼬불하게 만들면 오히려 면이 부러져 안 좋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