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서울에서 처음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코리아 더비'에서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북한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2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조 최종전에서 전·후반 90분 공방을 펼쳤지만 골문을 열어 젖힐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득점없이 비겼다.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은 3승3무(승점 12)로 북한에 골 득실(한국 +7,북한 +4)에서 앞서 조 1위로 3차예선을 마쳤다.

하지만 월드컵 3차예선 원정·홈 경기를 포함해 2005년 8월4일 전주 동아시아선수권대회 0-0 무승부 이후 네 경기 연속 남북대결 무승부 행진을 계속했다.

허정무 감독은 장신 스트라이커 고기구(전남)를 '깜짝' 원톱으로 내세우고 안정환(부산)과 이청용(서울)에게 좌우 돌파 임무를 맡겼다.

공격형 미드필드 겸 처진 스트라이커로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을 배치하고 김정우(성남)와 오장은(울산)이 그 뒤를 받쳤다.

또 포백(4-back) 수비라인에는 김치우(전남)-강민수(전북)-이정수(수원)-최효진(포항)이 포진했고,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성남)이 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왼쪽 윙어 이근호(대구),원톱 스트라이커 박주영(서울),조원희(수원) 등을 빼고 그동안 뛰지 않았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전술변화를 시도한 허정무호가 수비라인에서 비교적 안정을 찾았지만 공격에서는 답답함을 노출한 한판이었다.

수비는 북한의 간판 공격수인 정대세(가와사키)를 효과적으로 묶는 한편 홍영조(FK 베자니아)도 득점 기회를 수차례 차단했다.

반면 고기구-안정환-이청용으로 이어진 스리톱 공격진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려보지 못한 채 '뻥 축구'로 자존심을 구겼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14분께 안정환을 빼고 골잡이 박주영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이 태극전사들의 발목을 잡았다.

후반 28분 박주영이 골 지역 정면에서 골키퍼 리명국과 1 대 1로 맞서고도 강하게 찬 슛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갔다.

한편 최종예선은 5개조로 진행된 3차예선에서 각 조 1,2위를 차지한 10개 팀이 출전해 9월6일부터 내년 6월17일까지 9개월간 열린다.

조 추첨식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 본부에서 열린다.

5개팀씩 두 개조로 나뉘어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팀당 8경기씩을 치러야 하는 최종예선에서 각 조 상위 2개팀은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이어 각 조 3위 팀끼리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자가 오세아니아연맹 예선 1위 팀과 마지막으로 본선 티켓을 다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