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위기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한동안 잠잠한 듯 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금융위기의 악몽이 투자은행들의 2분기 실적 악화와 미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 여파로 지난 주말 다우지수가 급락하고 미 지방채권 금리는 폭등했다.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지난 20일(현지시간) 220.40포인트(1.82%) 급락한 11,842.69로 마감하며 석 달여 만에 12,000선이 무너졌다.

이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전날 미 1ㆍ2위 모노라인인 MBIA와 암박의 신용등급을 종전 'AAA'에서 각각 'A2'와 'Aa3'로 무려 다섯 단계와 세 단계씩 강등한 데 따른 것이다.

또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기업 실적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무디스의 모노라인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소규모 동종업체들의 신용등급과 주가를 떨어뜨리고 디폴트(지급불능)를 막기 위한 비용부담을 증가시켰다"며 "미 금융주가 무더기로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노라인 업체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이들이 보증한 지방채와 구조화채권의 가격을 낮춰 채권을 보유한 금융회사로선 추가 자산상각이 불가피하게 된다.

모노라인들이 보증을 선 지방채와 구조화채권 규모는 각각 1조2000억달러와 1000억달러를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비교적 안전하다고 인식돼온 미 지방채 시장도 흔들렸다.

모노라인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들이 보증을 선 미 단기 지방채권의 금리는 하루 새 두 배 이상 폭등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미네소타주 소재 앨리나 헬스시스템과 켄터키주 소재 뱁티스트 헬스케어,텍사스 어린이병원 등 채권 수익률은 연 9%까지 치솟았다.

이들 채권 수익률은 그동안 5%대에서 움직였다.

암박이 보증한 캘리포니아 주택금융청이 발행한 단기채권 금리도 전날 연 4.5%에서 9%로 폭등했다.

월가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모노라인 등급 강등으로 미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다시 한번 노출됐다"고 말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