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대표소송에서 주주들이 이겼을 때 회사 측이 주주들의 변호사비용(성공보수 포함)도 부담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이는 주주대표소송에서 법률상 회사 측이 부담해야 하는 소송비용에 주주들이 고용한 변호사 비용도 포함된다고 해석한 법원의 첫 판단으로 향후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와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로 소액주주들의 무분별한 소송이 이어져 기업 경영에 큰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판사 김필곤)는 22일 삼성전자의 소액주주 정모씨 등 12명이 "2005년 대법원에서 원고 승소가 확정된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의 변호사 비용을 지급하라"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비용 청구소송에서 7억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증권거래법 제191조의13 제6항에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면 회사가 모든 소송비용을 지급하게 돼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소송비용에는 성공보수 등 변호사비용도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이번 주주대표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인정된 손해배상액이 청구금액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전체 승소금액의 약 3%에 해당하는 7억2000만원 정도가 변호사 보수로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